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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ri Sep 28. 2016

내가 싫어하는 사람, 인간관계 심리

싫어하는 사람, 나의 거울

어딘지 모르게 주는 것 없이 밉고 싫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를 '이유 없이' 미워하면서 스스로에게 실망스럽기도 하고
"도대체 내가 왜 그러지"라며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사람을 미워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정말 누군가가 너무나도 거슬리고 나를 힘들게 한다면 그러한 미움에는 의미가 있다.

그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많은 면면 중에 나 스스로 조차 받아들이지 못한 내면적 측면이 타인에게 투사되었기 때문이다.
아니, 쉽게 말해서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할 때 그 사람을 싫어하게 된다.

보통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은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나의 측면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뚱뚱했던 사람이 다이어트를 성공하고 난 다음에 다른 뚱뚱한 사람들은 나태하고 자기 관리 못한다고 비난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자신이 상처받았던 경험이 있다면 보다 자신이 처했던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온정을 베풀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실상은 정 반대라니 아이러니하다(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꼬여버린 나의 마음은 왜 그런 걸까?

기본적으로 인간은, 그러니까 우리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크고
사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에 이 온 우주에 나 혼자만 있다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 중에 많은 부분이 의미가 없어지는 행동들 투성이니까.
(솔직히 온 우주에 나 혼자뿐이라면 매일 아침마다 화장하는 것부터 때려치울 거다)

즉, 우리는 사회에서 용인받을 수 있는 문화적 조건들(일종의 MEME) 그리고 더 미시적으로 우리 부모님한테 혹은 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예쁨 받을 수 있는 많은 조건들을 우리 안에 '내면화'시킨다.
그리고 그 조건에 자신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을 모두 배제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조건에 압도되거나 그 조건이 나인지 내가 조건인지 분리가 되지 않는다면 나를 잃게 되고 나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 다시 말해 안정적인 자아 형성이 되지 않은 사람의 경우에 타인의 그리고 사회적 조건들에 압도되기 쉽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본 경험이 적고 그렇기에 자신이 사랑받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내면화한 조건에 미달되는 타인을 보다 가혹하게 비난하고 무시하는 경우가 왕왕 생기게 된다.

예컨대, 인종 차별로 핍박받았던 흑인이 동양인에게 인종 차별하는 것도 대표적인 예 중에 하나일 수 있겠다.

하지만 자존감이 꼭 낮지 않더라도 누구라도 약한 부분이 있기에, 누구에게도 있을 수 있고 필히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누군가가 너무나도 밉고 거슬린다면,
이 신호는 나를 얽매이게 하던 '타인의 조건'을 '의식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이자,
 이 족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회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를 얽매이는 여러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우리는 보다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Bloori, 16.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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