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프랑스 렌터카 운전은 처음이지?

빠담 빠담! 프랑스 7

by 앤 셜리

2019년 1월 15일 모나코-에제(에즈 빌리지)


드디어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남프랑스 렌터카 여행이 시작됐다. 사실 처음에는 설렘이 좀 더 컸다면 막상 눈 앞에 닥치자 걱정이 훨~~~ 씬 커졌다. 일단 렌터카를 수령하기 위해 니스 역에 있는 렌터카 사무실로 갔다. 직원이 어디서 왔냐기에 한국에서 왔다니까 뭔가 할 말이 있나 보다. 우리가 지레짐작으로 "김정은? BTS? 싸이?"등을 얘기했으나 아니란다. 그러더니 SG워너비의 '살다가'를 좋아한다며 흥얼거린다. 아마 유튜브에서 노래를 듣고 좋아하게 됐나 보다.


아무튼 이때까지는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계약조건을 설명하면서부터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할 때는 풀커버로 완벽하게 보험처리가 되도록 하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유리창 파손이나 주차장 도둑? 등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따로 하루에 20유로씩을 내야 한단다. 이게 대체 뭔 소리야?~ 우린 이미 풀커버로 돈을 다 지불했단 말이다. 아무리 설명해도 그건 포함이 안 돼있단다. 사기가 아닐까 의심했지만, 한국 여행사에 전화를 해도 안 받고 그 보험 없이 운전하기는 불안하고... 서로 자신들의 얘기를 하고 이해시키느라 무려 1시간이나 걸렸다. 어쩔 수 없이 그것만 보험을 따로 들기로 하고 차를 받았다. 근데 생각보다 차가 너무 크다. 평소 같았으면 반갑겠지만 오래된 길이라 도로가 좁은 이 곳에서는 결코 반갑지 않았다. 워낙 오토차가 많지 않아서 다른 차는 없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차에 있는 내비게이션에 에즈 빌리지를 찍고 일단 출발했다. 교통법규 위반을 하면 벌금이 엄청나다기에 조심스레 운전을 하는데 제한속도가 30킬로, 50킬로, 70킬로로 수시로 바뀌니 사람 환장하겠다. 최대한 천천히 가는 수밖에 없으니 운전하는 나는 속이 터지고 사정을 알리 없는 뒤차들도 아마 속이 터졌을 것이다. 아... 스트레스!!!

에즈 빌리지 가까이 오자 주차장이 나오는데 들어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는 사이에 마을 입구를 지나쳐버렸다. 1차선밖에 없는 도로라 유턴도 안 돼서 그냥 모나코에 먼저 가기로 했다. 모나코가 워낙 도로가 복잡하고 주차하기가 안 좋다고 해서 모나코역 주차장에 대고 1일 교통권을 사서 돌아다니기로 했는데 주차장에 차가 많아서 계속 내려가다 보니 지하 11층까지 내려갔다. 얼마나 돌고 돌아 내려갔는지 멀미가 날 지경이다. 그래도 그렇지. 지하 11층이라니... 이거 실화니? 간신히 주차를 하고 지하 11층에서 건물 밖으로 나오는데도 한~~~ 참이 걸렸다. 게다가 모나코에 들어오니 인터넷이 안 터진다. 구글맵이 있어야 하는데... 참 별일이 다 있다. 사람들에게 물어 1일 교통권을 사서 버스를 타고 모나코 왕궁, 이름 모를 성당, 이름 모를 공원과 거리, 항구를 둘러보고 다시 주차장으로 갔다. 이제 주차비 정산이 문제. 우린 지하 11층인데 주차비 정산기도 없고 사람도 없고... 공사하고 있는 아저씨한테 물으니 아래층으로 더 내려가야 한단다. 안내판을 다시 살펴보니 정산기로 예상되는 단어가 보이길래 14층에 내려가 계산을 하고 간신히 주차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주차 한 번 하기 참 힘들다...

이제 다시 에즈 빌리지에 가는 길. 이번엔 제대로 주차장을 찾아들어갔다. 여긴 머무를 시간만큼 미리 돈을 내고 티켓을 차 안에 보이게 둬야 하는 시스템이다. 이건 예전에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이 주차할 때 본 적이 있다. 이서진도 유럽에서 주차하면서 엄청 고생했던 것 같았는데, 우리 역시 다르지 않았다. 정산기와 오랜 씨름 끝에 간신히 2시간 주차 티켓을 뽑아 밖에서 보이도록 차 앞유리 안쪽에 꽂아 두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이라 기운이 없어서 에즈 빌리지로 올라가기 전에 햄과 치즈가 들어간 크레페를 먹었는데 비주얼처럼 역시 맛이 없다. 아... 매콤한 컵라면 먹고 싶다... 맛없는 점심을 먹고 언덕 위에 성당처럼 보이는 곳이 있어서 걸어갔더니 절벽 위에 마을이 있다. 좁다란 골목길에 있는 가게와 집들이 너무 예뻤고 특히 선인장으로 이루어진 열대정원은 전망이 끝내줬다.

그리고 다시 운전을 해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 니스의 해변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난 대체 왜 렌트를 해서 이런 생고생을 하고 있는 걸까 하고 말이다. 오늘이 첫날이니까 그렇겠지? 내일은 나아지리라 믿어본다... ㅠㅠ 아 참! 그리고 호텔에 커피포트가 있었다. 그토록 먹고 싶던 컵라면을 먹으니 답답한 속이 풀어지는 기분이다. 우리 여행도 잘 풀리길~~~

keyword
이전 06화하트 뿅뿅! 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