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백일글쓰기 003
아침에 눈 뜨자마자 “운동가기 싫다”며 하루를 시작했다. 일찍부터 피트니스 센터에 다녀왔고 그다음에는 닭고기와 두부를 점심식사로 먹었다. 입맛이 없다며 밥은 안 먹었다. 그리곤 저녁에 라면(건면)을 끓여 먹었는데 그러고도 입이 심심하다며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보았다. ‘뭘 먹어야 살이 안 찔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살이 빠지려면 뭘 먹을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몇 주 사이에 다시 살이 쪘다. 오랜만에 체중을 재고 깜-짝 놀랐다. 호르몬과 기념일을 핑계로 입이 즐거웠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몇 주간 먹고 싶은 걸 다 먹었으니 체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매일 운동을 한들 소용이 없었다. 결국 나는 건강한 돼지가 됐다.
작심삼일은커녕 작심한 지 세 시간 만에 다이어트를 향한 의욕이 없어졌지만 죽은 불씨를 다시 살려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