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의 도구들 후기 4
언어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라 함은 무엇일까. 말을 잘 하는 사람? 똑똑한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 재치 있는 사람?
좋은 사전을 가진 사람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둔다는 말은 확실히 맞는 말이다. 이는 단순히 한 분야의 지식에 대해 깊게 알고, 관련 용어를 잘 구사하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단순히 다른 나라의 말을 유창하게 원어민처럼 해 내라는 말도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언어에 대한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할 공부가 있다면 언어다. 장담컨대 가장 좋은 사전을 가진 사람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둔다. 타이탄의 도구들 중 p.258
단어와 그 뜻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잘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간혹 전문서적이 아니더라도, 소설이나 에세이 책을 읽다가 새로운 단어를 발견한 경험이 있는가. 처음 보는 단어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는가. 단순히 그냥 문맥을 통해 단어의 뜻을 유추하고 넘어갈지도 모른다. 그러면, 다음에 어떠한 문장과도 함께이지 않은 그 단어를 만났을 때, 우리는 절대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모른다. 또 처음 보는 것처럼 생소하게 그 단어를 흘려보낼 것이다.
그런 단어를 만나면 사전을 켠다. 그리고 사전을 읽는다. 단순히 제일 위에 나와있는, 가장 흔하게 쓰이는 뜻을 보고 닫아버리지 말아야 한다. 모든 언어에서 대부분의 단어는 여러 상황에서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가지의 뜻 하나로 그 단어를 기억하기보다는 그 단어가 말하고 있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성역'이라는 단어를 보자. 성역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뜻은 ①'신성한 지역'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②'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나름대로의 구역이나 문제 삼지 아니하기로 되어 있는 사항 / 인물 / 단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세 번째로는 ③'성인의 경지'라고 나와있다.
성역이라는 단어는 이 외에도 사람의 목소리에서 최저음부터 최고음까지의 범위', '성을 쌓거나 고치는 일'이라는 뜻도 있다.
위의 각기 다른 뜻을 찾았다면 이제, 예문에 있는 것들을 살펴본다. 그 단어들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감을 익히는 단계이다.
①의 뜻이 사용된 예문 : 왕가의 소중한 성역이 무식한 반란군의 발길에 짓밟히게 됐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네이버 사전 인용)
②의 뜻이 사용된 예문 : 부정부패의 척결에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네이버 사전 인용)
이렇게 짧은 문장의 예문만 봐도 우리는 이제 이 단어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내가 이 문장으로 예문을 만들어보거나, 기회가 생길 때, 꼭 써본다면 이제 이 '성역'이라는 단어는 절대 모를 수가 없는 단어가 된다.
->'그는 지난 3년간 말도 안 되는 시간을 보냈다.' 와 같은 문장을 '성역'을 이용해 바꿔보자.
->'그에게 그동안의 3년은,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성역의 시간이었다. 꽁꽁 숨겨두었다가 혼자 있을 때만 들춰보고 싶은 일기장 같은 것 말이다.'
좋은 사전을 가지는 것은 우리가 가진 세상을 더 넓게 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단어를 만나면, 즐거워해라. 그 단어에 대해 알아가는 순간, 한 사람의 생각을, 마음을, 더 나아가 그 사람 자체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나의 사전에 들어올 단어와 문장을 차곡차곡 수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