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단어 혹하는 문장 후기 4
문장을 모으는 일. 얼마나 낭만적이고 재미있는 일인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책에서 말하는 문장을 모으는 것은, 광고 카피나 포스터 등의 문구를 수집하여 나만의 브랜드 어를 창조해 내라는 의도였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그동안 모아둔 소설, 드라마, 영화, 시 등의 문장을 소개하겠다. 이 문장들 역시, 내가 글을 쓰고, 부업을 할 때, 큰 도움을 주는 것들이었으니.
나는 원래부터가 그런 글을 좋아한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스토리텔링을 하고, 소설이나 문학의 문장을 쓰는.
도처에 널린 문장과 단어를 베끼고 바꾸세요.
끌리는 단어 혹하는 문장 중 p.232
이 배를 밀고 바다로 가서 내 살의 항구마다 놀러 온 피들을 아무도 모르게 고래에게 던져주게. 내내 향유하게.
향유고래를 훔쳐라, 김경주
세상에 대단한 사람 따로 없고 모자란 사람 따로 없어. 그 마음이 하루 갈지 천년 갈지 그것도 생각하지 마. 마음이 천년 갈 준비는 되어 있어도 몸이 못 따라주는 게 인간이야. 시간 아깝다.
멜로가 체질, 은정의 대사
너의 푸르른 노랫소리를 사랑할게
청춘이니 꽃이니 하는 너의 붉음을 지켜줄게
새벽에 미처 못 다 헤던 너의 우울한 보랏빛도
내가 전부 한데 모아 하늘로 쏘아 올릴게
네 눈물보다 많은 빛으로 산란하게 할게
전부 별처럼 빛나게 해줄게
장밋빛 인생, 서덕준
행아 : 결론은 우리 지금 쓰레기 위에 앉아 있는 거네.
리환: 누군가의 추억 위에 앉아 있는 거지
행아: 우리도 그런 거면 어떡해? 겉으로는 이렇게 평화로울 것 같은데 들춰보면 계속 안 보고 싶었던 것만 나오는 거면
리환: 계속 파내면 되지. 깨끗해질 때까지.
풍선껌, 행아와 리환의 대화
베아트리체가 눈부시게 빛나는 미소를 지으며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내 정신이 못 따라올 이 광경들 사이에 그녀를 두고 싶었다
언제나 나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나의 구원을 위해
지옥의 문턱에 발자국을 남기는 수고를 한 나의 연인이여
신곡, 단테
백지에 골몰했다.
모든 어두운 것을 모아 글을 조합했다.
사람들은 그것들을 손가락질하며 떠나갔다.
활자에도 그림자가 있다고 믿는다.
활자의 몸에서 서서히 기울어지는
그 그림자가 좋았다.
그림자가 한껏 기울어져 바닥을 기다가,
바닥을 치다가 펑펑 우는, 문장은 내 취향이다.
취향, 안리타
우리는 언젠가
기억 잃고 만나자
번거로운 것들 흘려보내면
얼마나 많은 하루를 살까
만약 우리가 다시 산다면
그때 죽으려는 나를
꼭 붙잡아줘. 사랑해 줘.
그리고 함께 도망가자.
불안이 드리우지 않는 곳으로
출처 미상
삶에 낭만이 없어도 글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기에, 글을 쓰고 읽어야 한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아줄 글을 써야 한다.
* 모든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