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끝이 없고

그림,

by 진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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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왜 권리가 붙는지에 대해 뻣뻣한 고개로 끄덕인다. 크게 생각을 해볼 필요도 없다. 그 권리는 말살 당해도 여전히 자신의 것이니까.
하지만 어떤 인간들은 주홍글씨를 가슴에 꿰매놓은 취급을 한다. 무슨 전염병이라도 걸릴까 걱정하듯 멀어진다. 괜찮다.
내가 거의 매일 슬프다는 건 나만이 안다. 속으로 우는 법을 터득한 것도 자신이 한 훈련이다.
내 앞에 있는 누군가가 슬프면 마음이 무너진다.
나도. 그래서 입술을 닫고 그 호흡이 가라앉을 때를 같이 기다린다. 그리고 입술이 열릴 때는 칭찬을 한다. 누군가가 내게도 그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한장의 그림 때문에 책을 샀다. 곁에 있는 누군가가 올린 어깨는 슬픔에 무게를 더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고통을 이해한다는 위로이다.
아니면 같은 슬픔을 겪은 자가 조심스레 건네는 동의일지도 모른다.
슬픈 이들은 몸을 웅크린다. 그럴 수밖에 없다.
몸으로 전달되는 감정을 움켜잡고 집중하는 것이다.
슬픔의 현장에는 자비가 없다. 모든 세포에 이미 각인되어 버릴 수도 없다. 어떤 누가 슬픔을 모를까. 어떤 누가 타인의 슬픔에 잣대를 대어 또 단죄의 에너지를 부풀리는가.
그저 슬픔의 눈금들이, 체감이, 그 온도가 다를 뿐이다.
내가 이 그림 속에 있다면 어떻게 저 여인을 대할까. 아마 조금 멀리에서 가만히 다른 곳을 볼지도 모르고 열이 난 차가운 등에 손을 살짝 대어볼지도 모른다.
마음껏 슬퍼할 권리에 한 표를 드는 펼쳐진 손바닥을 조심스럽게 접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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