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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현 Mar 22. 2021

관계

그 잔상들에게,



관계, 라는 말은 내게 불안과 두려움을 동반한 단어이다. 너무 사로잡혀서 오래 아픈 중이고 돈독하다고 믿었던 건 아이스크림 한 입에 입술을 대고 베어 먹는 순간 몸통 자체가 유령처럼  흐물거리다가 결국은 금지, 라는 이름을 가진 서랍에 넣거나 좋았던 것만 따로 축출할 수가 없으니 마음을 지우기 위해 가만히 한숨을 내쉬거나 혹은 허망함을 숨이 막히도록 안거나, 이다.
우리가 불완전해서 서로 안을 수 없는 이유는 없다. 이 세상에 완벽한 존재는 단 하나도 없으니까. 간신히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 혼자가 되자 이것이 마지막, 이라고 바로 본능으로 알듯이, 내가 일상이라는 것을 잃고나서야 글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고, 없는 그 사실을 매일 받아들여야 하는 나와의 관계.
때로는 타인과의 관계보다 나와의 관계가 더 농밀하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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