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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현 Apr 07. 2021

설명할 수 없는,

#글#글쓰기#단상#셀마라게를뢰프#작가#책# 문학#작품#문장#문장들

원고가 책이 되어 실물을 만져보면 묘한 느낌이 든다. 매끈하게 표지를 갖춘 그것은 내 것이 맞나, 라는 기분도 든다.
무수한 교정을 스스로 하고 그 후에도 많은 수정을 거치고 에필로그나 프로필도 써야 하고 때로는 추천사를 부탁하기도 해야하고. 그런 지난한 과정을 지나 책이 되면 나는 독자의 시선으로 내 책을 몇 번 읽는다. 그리고 며칠 동안 다시 그 책의 감촉을 느끼고 책장 안에 귀하게 넣는다.
원고를 쓸 때는 그렇게 모든 감각을 동원해도 책이 나오면 감정들이 피곤함을 호소해서 그 마음을 고스란히 받는다. 책이 나온 후에 나름 열심히 피드를 올리기도 하지만 이 작가의 말처럼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건 아마도 글을 쓸 때의 여정에서 마주했던 과거의 나를 은연중에 드러냈던 수줍음, 이거나 낯선 인물들을 만들어내며 상상의 폭에 대한 노곤함,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와준 것들을 유연하거나 때로는 딱딱하게  대할지는 글의 공기에 달렸다. 내가 만든 공기다.
이번 소설을 끝내면 다음에는 조금은 말랑한 것들에 대해 쓰고 싶다. 아직 내게 남아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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