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다 털어놓지는 못하지만.
오래 전에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력을 겪었다.
언어와 실질적인 무력을.
그래서 아직도 내 오른 팔은 등의 반 정도만 간신히 올라가고 영혼이 제대로 망가졌다.
하지만 그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버텼다.
그러다 결국은 바닥에 머리가 닿았다. 추운 새벽에 반려 아이만 감싸고 나와 도망쳤다.
그리고.
그 사이에도 무수한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 반려 아이는 천국에 무사히 있으니 그저 나는 글을 쓰며 이 생이 너무 길지 않기만을 바란다.
너무 많이 버텨서 너덜거리니까. 이미 죽은 것 같으니까.
오늘, 우울하지 않다. 그저 조금 또 쓸쓸할 뿐이다.
빨리 소설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