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너무 빠른 변화의 속도가
내 나이를 자꾸만 주눅 들게 하고 있다. 새로운 경험이 늘 재미와 즐거움을 주지는 않는다.
친구들과 방문한 차 전문점에서의 시간은 온전히 휴식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습관처럼 체크하게 되는 낯선 방식들,
그것들을 확인하는 절차가
우리네 나이 때에는 당연한 일상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주문하는 방식, 낯선 기기의 사용 방법, 보이지 않는 작은 글씨들, 그 안의 연령대를 확 높여버리는 우리의 나이, 거기에 나의 흰머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이끄는데 큰 몫을 하고 있기도 하다.
아이들은 그런 게 뭐 대수냐고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누리라고 하지만, 그러고 싶어도 너무 빠른 변화의 속도에 때론 멀미가 날 지경이다.
젊은 친구들은 설명을 듣지 않아도 학습이 빠르지만, 우리의 새로운 학습은 더디 흐르고 있기에 가끔은 익숙지 않아 경험하게 되는 불편함 때문에 심장이 널뛰기를 할 때도 있다.
느림과 더딤에 대한
배려가 절실할 때도 있고
그 속에 공존하고 있는 게 맞는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될 때도 있다. 한참 전에 박막례 할머니의 맥도널드 키오스크 체험의 영상에도 보이듯 너무나 당연시되어 가고 있는 디지털 격차를 격하게 공감하고 있는 중인 나,
공존인 듯 아닌 듯 참 알쏠달쏭해지고 있다.
한 방향으로만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