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슈퍼

by 나현수

동네에 있던 형제슈퍼

어머니는 배가 고프면 그곳에서

먹고 싶은 것을 맘껏 먹으라 하셨다.


형제슈퍼에서

카스테라와 훈제 계란 두 알

친구들과 나눠먹을 과자를 사면

외상값은 하루에 오천 원


하루마다 일당을 받던 어머니가

외상값만은 또박또박 갚으셨지만

일수를 받으러 온 아줌마에게

하루를 미뤄 달라며

연신 고개를 조아리던 날이 있었다.


어린 나이지만 그 모습이 복받쳐

훈제 계란 두 알로 하루를 참아내던 날


외상값을 갚고 집으로 들어오시며

배부르게 사먹지 않았다며

나무라시는 어머니의 한스러운 목소리


지금은 사라진 형제슈퍼


한 번씩 그 터를 찾을 때마다

가난했지만 가난을 모르게 하고 싶었던

어머니의 복받치는 사랑을

외상으로 받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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