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과 바다와 서점에 관한 이야기
1959년.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플로렌스는 과거 남편과 잠시 머물렀던 영국의 작은 바닷가 마을 '하드버러'를 찾아간다.
그녀는 이 마을에서 서점을 열고 싶어 오랫동안 비어있던 집 한 채를 어렵게 구입했다. 그녀는 책을 좋아하고 사랑했다.
책을 읽을 땐 그 안에서 살았다.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것은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얘기가 머릿속에서 생생한 꿈처럼 살아 숨 쉬는 순간이다. 내가 또 다른 나로 살아보는 시간은 마치 영화 속 주인공처럼 행복하다. 그 시간을 사랑했다.
몇몇 사람들은 그녀의 생각에 우려를 나타냈다. 마을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브런디쉬 밖에 없는데, 그 사람은 집에서 나와 서점에 갈 일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부에게 책은 먹고살기도 바쁜데 가까이하기엔 피곤한 물건이라 했다.
브런디쉬는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대 저택에서 혼자 살고 있다. 책은 열정적으로 좋아하지만 사람은 싫어했다. 책 표지에 작가 사진이 있으면 찢어서 불에 태웠다. 그는 사람을 믿지 못했다.
어느 날, 플로렌스는 마을에 영향력이 많은 가마트 장군 부부의 초대로 파티에 참석하는데 분위기가 낯설고 어색하다. 그때 노스라는 남자가 다가와 더 불편하게 했다.
"왜 빨간 드레스를 입었어요? 하녀들이 쉬는 날 입는 색인데?" "빨강 아니에요. 짙은 적갈색이에요. 적갈색은 빨강에 갈색, 검정이 섞인 채도가 낮고 깊은 감이 있는 색이죠. 와인색으로 감정적으로는 고급스러움, 안정감, 성숙함, 클래식을 나타내는 색이에요."
노스가 비웃음을 남기고 떠나자, 파티의 주인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형식적인 인사를 했다. "다들 부인 서점 이야기해요. 수완이 좋으신가 봐요? 그런데 아직 그 집엔 안 들어가신 거죠?" "아뇨, 벌써 일주일 됐는데요." 순간 가마트 부인 얼굴색이 하얗게 변했다.
"왜 들어가면 안 되나요?" "거기보다 훨씬 더 좋은 자리가 많이 있어요. 거기는 문화센터가 더 어울리는 자리예요. 여름에는 실내 음악회, 겨울엔 강연회... 다른 낡은 집들과 달리 그 집에 어울리는 분위기가 있어요." "그 집을 사려고 6개월 동안 흥정을 했어요."
그녀가 플로렌스를 초대한 이유가 그거였다. '그 집은 문화센터 할 예정이니까. 조용히 나가라.' 플로렌스는 서둘러 파티 자리를 빠져나왔다.
어느 날 가마트 부인은 생선가게 주인을 프로렌스에게 보냈다. 저희 생선가게를 내놨는데 가격도 저렴하니 서점을 이쪽으로 하시면 어떠실까요? 그의 말에 플로렌스가 단오 하게 말을 전했다. 생선가게는 위치가 좋고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기도 편할 테니 문화센터를 거기에 하면 좋겠다고 전해 주세요.
어느 날 첫 주문이 들어왔다. 은둔 생활을 하는 브런디쉬로 부터 편지다. '보시기에 참신한 문학 작품이 있으면 보내 주세요. 만약 전기인 경우 선한 사람들 이야기가 좋겠어요. 공손하게 편지를 드립니다. 에드먼드 브런디쉬.'
가마트 부인의 방해가 있어도 플로렌스는 서점을 열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서점은 생각보다 잘 되고 마을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갔다. 혼자 하기 힘들어 아르바이트 여학생으로 크리스틴도 구했다. 그녀는 행복했다.
하루는 브런디쉬로부터 초대가 왔다. 플로렌스는 브런디쉬 집을 방문하고 그가 교양 있고 따뜻한 사람임을 느낀다.
그런데 아직도 플로렌스의 집을 포기하지 못하고 문화는 선택된 자들만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마트 부인은 생선가게 남자를 꼬셔서 서점을 차리게 하고 크리스틴 부모에게는 크리스틴을 새로 생긴 서점으로 옮기게 한다.
그것도 모자라 법원에 근무하는 조카를 시켜 공용 수용 법을 발의해 시 의회가 공용 사업 목적으로 역사적 건물을 강제 매입할 수 있게 했다.
아르바이트 학생 크리스틴이 떠나고 가마트 부부 파티에서 빨간색 옷을 왜 입고 왔냐고 했던 노스가 찾아와 무상으로 아르바이트를 도와주겠다며 왔다. 그동안 노스가 추천한 책도 잘 팔리고 있어 플로렌스는 승낙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시 의회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았다. 그 집이 주거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거나, 건물이 가라앉아 위험이 있다면 철거 보상금을 한 푼도 요구할 수 없다고 했다.
플로렌스는 그녀가 지금 거기 살고 있다고 했지만, 시에서는 건물 조사 결과 지하가 1.27cm 물에 잠겨있다고 했다. 그동안 누구도 지하를 조사하러 온 사람이 없고 지하를 건물 밖에서 보고 알 수도 없는데 무슨 말이냐 물었다. 서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노스가 조사했다고 했다.
가마트 부인의 방해로 플로렌스는 무일푼으로 쫓겨났다.
가방을 들고 배에 오르는데, 아르바이트했던 크리스틴이 부둣가로 찾아왔다. 잠시 후, 플로렌스는 크리스틴이 한 행동을 눈으로 보았다. 마을 쪽 서점에서 불길이 오르고 있다.
시간이 흘러, 그 집은 다시 서점이 되었고 나이 든 크리스틴이 서점 주인이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