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가 없다.
지금 이 조용함을.
음악을 틀었다.
견딜 수가 없다. 소음 같아서.
헤어지기 전에 우리 이야기를 나누었어야 하는 걸까.
그의 입으로 얘기한 그 자유에 대한 희망을 믿지 말았어야 하는 걸까.
헤어질 때의 너무 힘이 빠진 끝인사가,
함께 있을 때의 대화의 공백이
지금 내 마음을 힘들게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얘기해봤어야 하나.
거절이 두려워, 그의 편안함을 지켜주고 싶어서
입 안에서 뱅뱅 돌리다 삼켜버린 우리의 이야기.
우리는 아닌 것 같아요.라는 대사를
꼭 귀로 들어야 마음이 정리되는 걸까.
마지막 같은 인사를 던져놓고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회신을 기다린다.
지나가면 잊히겠지만
지나가는 동안 나를 할퀴고 갈 시간들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