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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요나 Feb 01. 2019

잘하는 일과 잘하고 싶은 일

지나간 문을 열려고 하지 말자, 새로운 문이 있어.

헬렌 켈러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지.

When one door of happiness closes, another opens.
but often we look so long at the closed door that we do not see the one which has been opened for us.

새로운 문이 열려 있을 때 사람들은 새로운 문을 보지 못하고 지나간 닫힌 문에 너무 오랫동안 연연한다. 지나간 문 안에 있는 삶이 조금의 노력으로도 더 많은 결실을 얻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있고 더 익숙하기 때문에, 닫힌 문을 열고 싶은 맘에 갇혀 있어서 새로운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잘하고 싶은 일(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직업)이 따로 논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헬렌 켈러의 명언은 나에게 다가왔다. 잘하는 일의 연장선상에서 나의 커리어를 개발해야 할지,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새롭게 배워가며 처음부터 다시, 즉 직종을 완전히 바꿔야 할지 고민했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진로가 될 수도, 사랑이 될 수도 있다.

삶의 어느 순간에서든 우리는 이런 상황에 직면한다.


나는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살지 모른다. 남편의 유학을 핑계삼아 나에게 쉬는 시간을 주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은 세무와 금융이다. 오랫동안 해온 일이니까 익숙하고 잘할 수도 있는 일이다. 미국에 와 있는 동안 관련 학위를 따거나 자격증을 더 구비하면 경력단절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생각했던 음악과 관련한 일이 한번 해보고 싶단 생각도 든다. 관련 강의를 들어봤는데 흥미가 생긴다. 이쪽으로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해야 할지 저울질해본다. 평소 책을 좋아하니 서점을 운영하면 어떨까. 출판업을 해볼까. 공상의 나래를 펼친다. 현재 미국에서 시쳇비자로 살고 있는 나에게는 현실의 제약이 많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를 하면 새로운 문을 열 수 있을까.


새로운 문이 있는지 없는지 보이지 않아서,
 지나간 문을 들여다본다.
자꾸 뒤돌아 보니 새로운 문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헬렌 켈러가 말하는 새로운 문이 잘 보이지가, 느껴지지가 않는다.

새로운 것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게다가 잘 해내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10개의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단다. 그 열개의 하기 싫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문이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게으름을 탓하기도 해 보고 동기부여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현재 잘 할 수 있는 일, 앞으로 잘 하고 싶은 일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있으니 문은 더욱 보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조던 피터슨 교수의 '12 rules for life'를 읽게 되었다. 원서로 영어공부를 하고 싶어서,  쉽게 읽힐 책을 고른 거였는데 피터슨 교수가 내려준 인생의 지침 중 하나가 가슴속에 콕 박혔다.


Pursue What is meaningful
(Not what is expedient)
쉬운 길이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길을 추구하라.

좋아하는 은 잘하기 쉽지 않고, 잘하는 일은 쉽다. 

이런 나의 가슴속에 와 닿은"meaningful"이라는 단어. 평범한 이 단어가 산처럼 크게 다가온다.  새로운 문으로 인도하는 길잡이처럼.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나를 저울질 할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무슨 말장난 인가 싶지만, 엄연히 다르다.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려고 하면 '나의 도구와 수단'이 무엇이냐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더불어 그 일을 할 때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과 결과의 성취가 중요한 척도가 된다.


반면 의미있는 일은 수단이 아니라 어떤 일의 궁극적 목적에 가깝다. 어떤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주고 그것이 나의 삶 전반을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는지 '자아 들여다 보기'의 과정이다. 그것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개념을 부여해 보았다. 그 의미는 사람마다 제각기 다를 것이며 조금씩 수정해나가면서 성장할 것이다.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란?
--> 자신에게 긍정적 에너지와 영향을 주는 일
--> 주변 사람과 사회 구성원에게도 긍정적 에너지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


이렇게 아주 작은 글쓰기의 몸부림이라도. 작은 새의 힘없는 날갯짓이라도 해본다. 그것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비록 잘하지도 Expedient 하지도 않지만 Meaningful 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해 본다. 잘하고 싶은 일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새기며, 나의 가족과 주변인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 좀 더 깊이 생각해 본다. 비록 실패할 지언정 나에게 그것이 의미있는 일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너무 많이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삶은 무 자르듯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미가 있는 삶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새로운 문이 조금이라도 보일지 모른다.


"Meaningful Life"를 살아내는 삶.

그렇게 또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이러한 삶의 일환으로.

이 글이 어느 누군가에게도 의미가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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