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
이른 새벽 남해를 떠나 욕지도를 가기 위해 통영항으로 달린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낯선 도로를 내비에 익숙하지 않은 길 찾기를 해가며 100여 km를 달려 여객터미널에 닿았다. 안도의 숨을 내쉬며....
욕지도
욕지(慾知) 한자어처럼 알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 찬 섬이라 한다. 사슴이 많아 녹도라고 불렸으며, 지금도 등산길에 사슴을 만날 수 있다 하니, 운이 좋기를.....
한려수도 끝자락에 연화도, 두미도 등 11개 유인도와 145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으면 우리나라에서 44번째로 큰 섬이라 하는데, 통영항에 사 배로 1시간 20분 정도 후 도착한 욕지도는 항구 쪽에 식당들과 마트도 있고, 농협과 기타 여러 가지 기관들이 있어 꽤 큰 섬임을 느낄 수 있었다.
승용차를 배에 싣고 와서 섬 전체를 구석구석 가볼 수 있을 것 같아 우선 일주도로를 달려보며 중간중간에 여행 안내문에 나온 곳들을 가보려 한다,
펠리컨 바위와 출렁다리
아름다운 바다에 오면 누구나 마음이 넓어지는 것 같다.
새벽 어둡던 마음은 사라지고 드넓고 시원한 바다처럼 어느덧 마음과 몸이 상쾌해지며, 출렁다리에 도착하니, 다리 밑으로 시퍼런 바닷물이 넘실대고, 어렸을 적 소풍 가서 타 본 비행접시처럼 어지럽기도 하고, 넘어질듯하며 흔들거리는 것이 동심으로 나를 데리고 간다.
출렁다리를 건너니, 부리가 긴 펠리컨이 먼바다를 향해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이라 하여 펠리컨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바위가, 바위라고 하기엔 너무 크고 널찍하고, 내려다보기에도 아찔한 바다 절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펠리컨은 사다새라고도 하며, 몸길이 140~178cm 정도이고, 어미새의 몸 빛깔은 백색이고, 첫째날개깃은 흑색이다. 어린 새는 온몸이 갈색이고, 부리가 크고, 아랫 부리에 신축성이 있는 큰 주머니가 달려있고 다리는 짧고 4개의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다 하니 그 크기가 짐작이 되었다.
다시 출발해 일주도로를 달리며, 옆에 앉은 남편에게 갈만한 곳을 지나치치 않도록 당부하며 운전을 계속하였지만, 멀뚱멀뚱 마누라만 바라보고 있던 남편은 결국 다 놓쳐버려서 예약했던 펜션으로 향한다.
짐을 풀고 항구 근처의 포차를 찾아 나섰다.
신금단 포차의 전복집
자연산 전복이 얼마나 크고 좋은지 전복을 보자마자 집으로 2KG 택배 하려 했더니 남편이 말린다.
소라 몇 마리 사고, 멍게 2개 서비스로 받고 숙소로 향하려는데 무언가 자꾸 마음이 켕긴다. 남편이 좋아하는 회라도 사야 하지 않겠나 싶어 욕지도에서 양식한다는 고등어 회를 사려고 봉이네 포차에 갔다.
고등어 한 마리에 만 오천 원- 회를 뜨려는데 수족관에 놀래미가 눈에 들어온다. 놀래미를 흥정하려는 찰나 다금바리가 보이지 않는가?
"다금바리는 얼마예요? 속으로는 십만 원 이상 가겠지! 하는데~
"오만 원이요"
"어머! 다금바리 주세요!" 망설일 필요가 없는 일 아닌가?
"아! 잠깐만요! 생선은 우리 아저씨 담당이라 물어봐야 해요" 잠시 기다리니 포차 남편이 왔다. 다금바리를 수족관에서 꺼내며 계속 못마땅한 듯 툴툴거린다.
"십만 원 이상 받아야 하는데...." 내 생각에 내일과 모레 비가 많이 온다 하니 팔긴 팔지만 좀 속상해하는 듯해서 미안하기도 했다.
펜션에서 바다를 옆에 두고 먹는 저녁은 진수성찬이다.
다슴바리회, 자연산 전복회, 소라 삶은 것, 멍게, 다금바리 매운탕까지....
잊지못 할 다금바리 회와 함께 저녁은 바다 저편 너머로 저물어 간다.
(몇 년 전 남해 한 달 일기장을 꺼내어 추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