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새로운 시작과 견뎌내야 할 무게

2-5 사춘기와 겹친 ADHD

by 하린




“행복은 깊이 느끼고, 단순하게 즐기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삶에 도전하고,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능력에서 나온다.”

- 스톰 제임슨 -








사춘기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



조용한 ADHD로 인해 심부름도 현이는 잘 해내지 못했다. 뭘 시키면 잊어버리는 일이 많았다. 학교 준비물은 기본이었고, 숙제도 두고 오는 날도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부딪히게 된 것이 바로 사춘기.



사춘기가 시작된 것이었다. 정말 ‘나를 살려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어릴 때 사춘기가 왔어도 말대꾸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하라면 해야 했었는데 황금돼지해인 현이는 아니었다. 사춘기가 오면서 성질도 더욱 거칠어지고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귀엽고 예쁜 내 아이가 맞나? 그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아이의 말대꾸에 나도 화가 나서 성질을 내고 화를 내고 했었다. 병원에서는 “엄마 인내심을 가지세요.”라고 말을 했는데 참지 못하고 나도 터졌었다.



ADHD와 사춘기가 함께 오니 이정도 일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그랬다고 하지만 나도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약을 먹고 있으니 더 멍했다. 사춘기는 중2학년 때가 최대치 머리 꼭대기 위에 다다르고 어쩔 수 없이 함께 싸우는 일이 빈번했었다.



사춘기가 오면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화가 났을 때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니 볼펜으로 무조건 색칠하듯 온통 검정색으로 그어내기도 하고, 연필도 부러뜨렸다. 그리고 소리에 예민하고, 공격적 언어도 있으며, 불안, 강박, 분노, 불면증까지 거의 모든 것을 함께 했다. 하늘이 노랗게 변한 듯 내 정신도 뭐가 뭔지 헷갈릴 정도였다. 수험생인 지금은 가끔 언어도 거칠어질 때 있지만, 눈물이 많아져서 내 정신이 더 혼미할 정도이다.



초5학년 때부터는 웃는 일이 크게 많지 않았다. 현이 아빠와 싸우는 일도 빈번하게 있었고, 함께 하는 일도 크게 없었다. 모든 것이 우리 셋 다 각자대로 움직이고 활동했었다. 현이한테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거 알면서도 그렇게 해주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미안해하면서도 알 수 없는 것으로 인해 인내심이 바닥으로 떨어져 서로가 지탱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ADHD 있다고 해서 현이를 보호 아래 키우고 싶지 않아 어떨 때는 혼자 할 수 있도록 시켜보기도 하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건 지켜보기도 하고, 학교 숙제를 잊고 안가지고 왔을 때는 직접 가서 가지고 오라고 하기도 했다. 다른 부분은 내가 옆에서 도와주고 함께 해주곤 했었다. 박물관에 가고 싶다고 하면 버스타고 다니며 현이한테 애정을 많이 쏟았다. 가끔은 외사촌 희야가 차가 있어서 조카 데리고 함께 가기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사춘기가 와서 함께 싸우면서도 잘 때는 항상 같이 잤다. 엄마 옆에 있어야 안전하고 편안하다며 초6학년 때까지 함께 잤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든 것이 실수투성이지만, 현이를 즐겁게 해주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서든 해줬다. 지금은 반대가 되어 내가 끌려다니고 있지만 항상 생각하고 있다.


"현아, 사춘기 처음 와서 힘들어할 때 제대로 해주지 못해 늘 미안해 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 엄마는 항상 너를 사랑하고 옆에서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커. 엄마한테서 너는 자랑이고, 내 비타민이며, 행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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