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나의 무게감
“행복한 사람은 특별한 환경 속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특별한 마음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 휴 다운즈 -
현이가 커가면서 나의 우울함도 배가 되었다.
집안일도 똑바로 못하고 일을 해보겠다고 해서 카운슬러를 했는데 오히려 빚만 늘고 나왔다. 그렇다보니 내가 잘하는 것이 뭐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우울해하고 있었다. 나는 잘하는 것도 없고 하니 현이도 케어를 잘하지 못해 아이가 조용한 ADHD 걸리고 그런 생각을 내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비극적이고 비판적인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내 자신을 내가 깎아내리고 있었다. 나는 내 자신을 사랑할 줄도 몰랐다.
“나는 죽어야 해. 나는 없어져야 해.”
“나 같은 건 살아서 뭐할까? 할 줄 아는 것도 제대로 없는데 말야.”
이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계속 나를 깎아내렸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약을 달고 살았다. 가장 힘들 때 현이도 케어 해야 해서 웃지를 못했다. 그래도 그런 나를 현이가 볼 때 즐겁게 해주고 싶어 옆에 와서 애기짓도 하고 그랬었다. 사춘기가 심할 때는 그러지 않다가 사그라지면 옆에 와서 나를 안아주고 했다. 그래서 현이 없으면 더욱 안 되는 엄마가 되어 버렸다.
남편은 일하러 가고, 나의 생활에 불만도 가득했었고, 이해못하는 상황이었기에 내 외사촌 희야에게 의지를 많이 했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고 커서 그런지 내 상황을 잘 알고 내가 어디 가서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알기에 내 옆에서 항상 지켜봐주고 도움이 되었다.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되곤 한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그런 존재이다. 내 무게감에서 반은 덜어준 것이 내 사촌 희야였기에 늘 고마워하고 있다. 외사촌 큰 오빠, 작은 오빠도 내가 가장 힘들 때 말을 아낌없이 해주고 응원 해주었다. 그래서 버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희야랑 오빠들이 있지만 가장 힘이 되는 것이 성질은 있지만 그래도 힘이 되는 남편이 있어서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농담 삼아 내가 아프면 병원에 날 먼저 넣어버리라고 말한다. 이제는 농담도 할 수 있는 그렇게 가까워지고 있다. 그 전엔 언제나 무섭고 두려운 사람이라 내가 말 못하고 도망만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눈치를 계속 봤었다. 그렇다보니 현이가 항상 내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 막아주기도 했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현이의 말이 거칠어지면서 나를 위해 싸워주기도 하는 딸이 되어 버렸다.
“엄마 내가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내가 엄마 지켜줄게.”
눈물도 잠시 지켜주면서도 놀리기까지 한다. 이게 뭘까? 하면서도 현이가 있어서 나는 든든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고 내가 이겨내야 할 것이 생겨졌기에 그래서 약을 꾸준히 먹으면서 버티고 있다. 또 빚은 일하면서 계속 갚아나가고 있다.
다만, 시댁에서는 가면을 쓰고 할 수밖에 없다. 우울해 할 수 없으니까 시어머님이 몸이 좋지 않으셔서 시누가 대부분 옆에 있지만 내가 옆에서 하는 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혼자 계신 친정엄마도 신경 쓰여서 말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고 있지만 엄마는 늘 강한 사람이었기에 큰일이 아니면 혼자 잘해 나가신다. 나보다 더 대단한 어른이다.
엄마는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나가려고 하지 말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두려움과 혼자 해결해보려고 어릴 때부터 해왔던 생활에 익숙해졌기에 또다른 방법에 익숙하지 않다. 그렇다보니 실패를 겪는 일이 많았고, 똑바로 하지 못한 것들이 많았기에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에게 조차도 두려움이 가시질 않아 말을 제대로 못할 때가 많다. 바꿔야 나가야 하는데 이제와서 될지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한 발짝 뻗어 나아가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럴 때는 명언을 많이 찾아서 써놓는다. 그나마 마음이 안정된다. 그 중에서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인생의 비극이란 사람들이 삶을 사는 동안 내면에서 잃어가는 것들이다.” 명언과 벤자민 프랭클린 명언의 “현명한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모든 사람을 가르치려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늘 명심하라. 성공하겠다는 너 자신의 결심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를 좋아한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존경하는 분들의 명을 찾아서 메모를 해놓는 일이 많다. 명언을 읽고 나면 한결 편해진다.
우리도 우리의 삶을 찾아가듯 힘든 삶이 많아지더라도 언젠가 다시 회복되며 인생의 빛나는 내일이 다시 찾아올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