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조용한 ADHD는 사차원

3-1 소리에 민감한 아이

by 하린


“자신의 능력을 감추지 마라.

재능은 쓰라고 주어진 것이다.

그늘 속의 해시계가 무슨 소용이랴.”

벤자민 프랭클린 -








소리에 민감하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게 된 시점이 현이 유치원 때부터였던 거 같다. 청소기를 돌리면 귀를 막거나 소리가 싫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강아지가 짓지도 않았는데 보기만 해도 지레 겁먹고 도망가기 바빴다. 새끼 강아지를 보여줘도 무서워서 벌벌 떨고 울면서 근처 가지 말라고 했다. 그때는 어떤 소리에도 민감하다는 것이 크게 여기지 않았는데 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정확하게 말하기 시작하면서 소리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리에 민감하니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 소리에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싫어한다. 무엇이 현이를 이토록 힘들게 만들었을까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19살이 되어 있는 지금도 소리에 민감하고 예민하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사회생활을 할 때 불리하기도 하고 좋지 않은 말을 들을 수도 있어서 늘 그 부분에 나는 신경 쓰고 있다.



신경 쓰고 있으면서도 현이가 말을 듣지 않을 때, 집중하지 않을 때, 준비성이 늦을 때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나온다. 예민하게 만들지 않게 하려고 했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지 참았다가 폭발하곤 한다.

현이 초등학교 때는 왕따를 당해서 혼자 있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내가 주로 옆에 있어 주었지만 현이가 중학생이 되어 전 세계 코로나가 터져 마스크를 착용하며 학교에 갔고, 학원은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지니 줌으로 수업을 하는 일이 빈번해서 몰랐는데 중2학년 때부터 현이한테서 시끄럽다는 말을 수없이 많이 들었다.



“엄마 학원에서 남학생들이 너무 떠들어서 귀 아프고 시끄러워.”


“여학생들도 떠들고 놀거나 말하는 아이가 있으니 남학생들도 있겠지. 그럴 때는 이어폰을 껴놓고 있으면 어떨까?”


“이어폰, 헤드셋을 다 사용해도 시끄러운 말소리가 다 들려서 짜증나.”


“엄마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아이들이니 떠들고 지낼 수 있잖니. 시끄럽고 귀가 아프고 그러면 학원을 그만 둘까?”


“그건 싫어. 학원 안가면 공부할 수가 없잖아. 근데 시끄러운 소리에 예민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현이를 달래는 일만 많았다. 중학교 때는 사춘기가 정점까지 올라 더 예민하고 그랬기에 내가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일하면서 주말에는 아이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것과 아이 말을 들어주는 일을 많이 했다. 안되는 부분은 확실히 말하고 해줄 수 있는 선에서는 웬만큼 해줬다.




ADHD가 있으면 소리에도 민감하고 예민했나?? 아니면 사춘기라 그런가?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 현이가 소리에 예민하니 학원에서 남학생과 싸우기도 했고, 고등학교 올라와서도 같은 반 남학생과 참을 만큼 참았다며 또 싸웠다. 가장 힘든 부분은 남편과 내가 부부싸움 했을 때 시끄럽다며 나가기도 했다. 아니면 둘이 나가서 싸우라고 말하기도 하고, 오히려 엄마 아빠를 훈육하듯 나무랐다.



소리에 예민한 아이의 특성을 찾아보니 감각, 인지, 감정, 관계 면에서 남다르다고 한다. 소리에도 예민하기도 하지만 냄새까지 예민하게 보이는 아이라 기질을 알아보기에는 다소 늦은감이 없지 않아 있다. 나는 늦어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미안해하고 있다. 다만 수능 치는 날까지는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소리에 예민하지 않게 해주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이한테도 이야기를 잘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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