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소년이 온다, 한강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오늘부터 한강앓이

by 블루블라썸

01/ 드디어 소년이 온다 리뷰를 쓴다.

사실 이 책을 읽은 지는 꽤 되었다. 그러나 충격과 여파에 (+계엄령) 리뷰를 미루고 미뤘다.


이 책을 읽은 계기는 평범했다.

'노벨문학상'

이 한 단어로 인해 가볍게 구입해 읽었다.


그러나 쉽고 가벼웠던 시작과 달리 나는 곧 이 책을 편 것을 후회했다.


소설이지만 현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기에

소설 속 허구지만 현실 그 자체였기에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악몽을 꿨고

그 악몽에서 벗어나고자 새벽에도 일어나

이 책을 손에 잡았다.


하루도 지체할 수 없었다.

이 책을 다 읽으면 악몽에서, 지독한 절망감에서 벗어날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나는 이제 이 소설을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슬프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비극, 참혹, 절망.

그 어딘가에서 나는 한참을 헤맸다.

헤매고 또 헤맸다.


그게 이 책의 감상평 전부일 줄 알았다.



그러나 12월 3일.

대한민국에 또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소년이 온다를 읽은 지 얼마 안 된 터라

나는 밤새워 잠들지 못했다.


한밤중 시민들과 군인들로 엉킨 모습.

버스 앞을 가로막고 앉아 있는 시민들.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군인의 모습들.


계엄이 해제된 후에도 여느 날과 같이 떠오른 해를

보고서도 한참을 잠들지 못했다.


이 책은 그렇게 나에게 다른 의미의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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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노벨문학상 책은 어려울 거라는 편견과는 달리 간결하고 쉬운 문체였다.

맑은 물과 같은 깔끔함.


오히려 너무 명료한 문장 덕에 이미지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강당 안 가득 매운 관과 양초.

맡아본 적 없는 시취까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03/ 책을 읽다 이내 덮고 엉엉 울고 싶은 기분.

이건 공포일까 슬픔일까.

차라리 몰랐으면 싶은 절망과 낙담.

종이 한 장 한 장이 마치 칼날인 듯 넘기는 게 무겁고 고통스러웠다.


읽는 이의 마음이 이런데 쓰는 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걸 쓰는 내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팠을지.


그건 단지 감정의 슬픔 그 이상이 분명하기에 쓰는 이의 건강까지 염려되었다.



04/ 이 책의 2부는 정말 센세이션, 충격 그 자체였다.

혼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눈에 보이지 않고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고 알 수 없는

그 무언가를.

하늘하늘 가볍게 그려내면서도 생명의 소중함 그 묵직한 진리를 담겨 표현 함에 소름 끼쳤다.

아마 2부는 내가 읽은 소설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을 것 같다.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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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너네 왜 그래, 그렇게 안 살아도 되잖아, 너네 어리잖아, 얼른 도망가'라고 쉼 없이 말했다.


그리고 12월 3일 그 밤에 그곳에 나온 시민들을 보면서... 나도 집이 조금 더 가까웠다면 혹은 국회 바로 옆에서 살았다면 나갈 수 있었을까.


총, 칼을 비롯한 폭력의 위협에 저항할 수 있었을까.

저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걸까.


무수한 물음표 안 나 자신이 부끄럽고 민망하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


책 속의 그들이. 그리고 그 시절을 살아간 이들이 입 모아 이야기하는 '양심'

과연 나에게도, 내 속 어딘가에도 그 양심이 존재하는 걸까.


무엇으로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계속 답하는 책이다.



06/ 결론적으로 소년이 온다를 쓴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받기를 잘 했다.

한강 작가님 덕분에 매우 오랜 시간 사람들 입에 이 책은 전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일도 잊히지 않겠지.


실화이기에 슬픔을 넘어선 절망감.

아무도 이 책을 잊지 않기를.

모두가 이 책을 읽어보기를.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행되는 전쟁, 살육.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모든 폭력들.

슬프고 가슴 아픔을 넘어서 이해하지 못하겠고 용서할 수 없다.



07/ 이 한 권으로도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납득 가고 남는다.

정말 적당히가 없는 작가님이다.

그로 인해 나도 오늘부터 한강앓이다.







___한줄감상___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오늘부터 한강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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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written by blue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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