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끝났다. 월요일 아침, 가장 가까운 카페로 간다. 주말 동안 남편과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녹초가 되었다. 그들이 사라진 자유시간. 달콤한 이 시간의 여유를 즐긴다. 자꾸만 빨라지는 발걸음과 두근거리는 심장, 좋아하는 시간을 즐기러 가는 나의 마음은 즐겁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 그런데 혼자 있어도 행복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의 나는 그렇다.
궁금하다. 갑자기 혼자가 좋아진 이유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혼자서도 재미있게 잘 지내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혼자만의 루틴을 가진다. 불필요한 이야기들에서 벗어나 충분한 쉼이 있는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혼자 마시는 커피 이야기.
흡사 드라큘라 같다. 충혈된 눈으로 붉은 피를 찾아 나서듯이 나는 블랙커피를 찾아 나선다. 초점 없는 눈과 축 처진 몸, 머릿속에서는 벌써 커피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집을 나서면서 사이렌 오더로 주문한 커피는 내가 카페에 도착하자마자 고운 자태로 나를 기다리고 있다.
커피야 반가워. 세상에 그 어떤 누구보다 반가운 커피. 나를 살리는 생명수와 마주하는 시간.
이 시간이 주는 여유를 즐기러 왔다.
맛있는 커피 한 모금이 주는 시간을 천천히 바라본다. 나와 커피 둘만 있어도 외롭지 않은 공간이다. 거기에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이면 금상첨화다. 잔잔한 음악소리와 간간이 들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컴퓨터를 보며 자판을 토닥이는 소리들이 조화롭게 섞여 적당한 소음을 만들어 낸다. 귀가 편안해지면 덩달아 마음도 편안해진다. 잠을 자는 것이 온전한 휴식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깨어있어도 감당할 수 있는 아니 통제할 수 있는 소음이 있는 상태가 쉼이라는 것을 안다. 눈은 책을 읽고 입은 커피를 마시고 귀는 소음을 받아들이고 머리는 쉬는 중이다. 방전되었던 에너지를 종이에 물기가 스며들듯 천천히 채워간다. 하루에 1시간 만이라도 나의 숨이 편안한 그 순간을 찾아내는 중이다.
함께 마시는 커피 이야기.
월요일이 주는 안정감을 알고 있다면, 당신도 나와 같은 주부의 일상을 살고 있으리라.
엄마들 모임도 유독 월요일 아침이 많다. 해방감과 자유를 갈망하는 월요일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 인사를 건넨다.
학교 잘 갔어요?
월요일이라 힘들었죠. 고생 많았어요.
엄마들을 만나 서로를 토닥이며 우리는 공감대를 형성해 간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마주 앉는다. 주말을 보낸 이야기와 약간의 양념 같은 남편 이야기도 곁들이면 끊임없는 대화의 장이 열린다. 학교와 학원 정보도 주고받는다. 그러고는 또래 아이들의 고민과 푸념을 나눈다. 결론은 없다. 그래도 같은 시대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내가 모르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지 주고받기도 한다. 별일 아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가 적당한 감정으로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안다.
아이들이 커 가고 엄마들도 육아에서 점점 벗어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일을 시작하는 엄마들도 있고, 그런 엄마들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받는 엄마도 있다. 나 역시 함께 알고 지내던 지인들의 복귀로 갑자기 글을 쓰게 되었듯이 말이다. 자극을 에너지로 바꾸어 쓰는 것이다. 함께 마시는 커피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마법이 있어서 좋다.
커피를 마신다. 혼자가 되기도 함께 하기도 한다. 그 매개체가 커피라는 것을 보면 커피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음료이다. 예전에는 밥 한 끼 해요 하며 나의 시간을 나누었다면, 지금은 커피 한 잔해요 하며 상대방의 시간을 함께하자는 시그널을 보낸다.
커피로 이어지는 사람들과의 시간, 그 안에서 지켜내는 혼자만의 시간. 두 시간이 양립해야만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이 나의 마음을 저울질하며 나에게 맞는 하나의 눈금을 찾아간다. 저울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나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월요일 아침, 커피 한 잔의 여유와 함께하는 시간이 주는 충분한 쉼을 느껴볼 수 있다면
일주일의 첫날, 나의 마음과 몸이 한 템포 천천히 일상을 맞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