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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속에 갇힌 인형

by 여름의푸른색



어두워진 다락 구석

덩그러니 내버려 둔 검은 상자


헝클어지고 뜯어진 인형

피처럼 흘러내리는 솜뭉치


혼자가 좋아

상자 속으로 걸어들어가

밀폐된 공기가 반가워

작은 공간에

웅크리고 앉았네


모든 감각은

어둠 속에만 깨어나

폭풍처럼 할퀴고 지나가네


살갗 밖의 통증이

살갗을 타고 들어오면

사방으로 튀는 붉은 피를

그저 바라보네



까만 상자 속

까만 공기를 마시며

까만 세상 속에 영원히

갇혀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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