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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by 여름의푸른색


늘어진 시간으로 다가오는

삶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이를

다른 세계로 보내버린다.


손잡을 수 있는

당신과 나의 거리는

맞닿은 체온보다 강하게 멀어졌다.



뜨거운 불구덩이 속에

홀로 남겨진 당신 옆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구하고 싶지만

나는 신이 아니어서

당신의 고통을

내 것으로 가져와

불덩이 속에

우리는 나란히 누웠다.


까맣게 타버린 당신은

연기와 재가 되어

이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무형의 당신은 증발하고

나만 홀로 남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내가 전하고픈 말은


"나는 당신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뜨거운 고통 속에 홀로 몸부림치는

당신을 바라보며

따끔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수없이 기도했다.


제발 당신을 구해달라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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