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서 힘껏 도망쳤던 시간
도저히 자신이 없었을 뿐
도저히 볼 수가 없었을 뿐
그래도 마지막 모습
눈에 담아 머릿속에 채워
언젠가 꺼낼 수 있을 거란
막연한 희망을 품었네
차갑고 딱딱해진 당신을
손으로 쓰다듬고
체온을 전하려 해도
이미 나를 떠난 당신이
다시 따뜻해질 리가
차갑고 뜨거운 서로가 만나
생과 사의 그곳에 있네
파랗게 멍든 가슴 부여잡고
당신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차가운 당신
체온에 스민 슬픔이
아려오면
뜨거웠던 부정처럼
뜨겁게 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