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쓰러진
지붕에 기대어
지푸라기를 잡은 손.
고요 속에 느껴지는
아련한 통증
그 안에 존재하는
뜨거운 응어리를 따라
시간을 거슬러 거슬러
안전했던 얇은 막은
벗겨지고 찢어져
공기 중에 흩어지고
잡힐 듯 잡히지 않아
연기처럼 아득히 멀어진다.
지푸라기를 잡은 손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그 차가운 냉기가
시리게 파고들어 남긴 흔적
통증처럼 불어오는 바람에
증발되지 않도록
세차게 내리꽂는 빗속에 앉아
뚫려버린 가슴에
채워지는 빗물
사소했던 비가
사소하지 않게 될 즈음
뜨거운 바람이 불어와
나를 휘감는 붉은 천의 감촉
증발되지 않도록
묶여버린 매듭의 아우성
휘몰아치는 바람 속에 들려오는
당신의 목소리
따뜻하게 나를 감싸는
당신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