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단어
어릴 때 나는 꿈을 참 많이 꿨다. 소위 말하는 개꿈. 중학교 1학년 때는 머리맡에 캘린더를 놓고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꿈 이야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간 지나면 까먹을까봐.
꿈 내용은 하나같이 참 재미있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와 뽀뽀를 하기도 하고, 구미호가 나타나 도망가다가 어느새 내가 그 구미호가 되어있기도 하고, 끝 없이 넓게 펼쳐진 초원 위를 날다가 홀로 솟아있는 탑의 창문에 서있던 빨간머리 문희준과 눈이 마주치기도 하고, 살인배틀이 일어나는 기차 안에서 도망을 쳐보기도 하고, 발에 힘을 주면 몸이 붕 뜨면서 하늘을 날 수 있었는데 꼭 위급한 순간엔 발에 힘을 아무리 주어도 몸이 뜨지않기도 했다. 나의 꿈들은 스펙타클하고 휘황찬란하고, 때로는 무섭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했다.
지금은 꿈을 많이 꾸지 않는다. 피곤한 날엔 가끔 꾸긴 하지만, 어릴 때 그렇게 지겹게 꾸었던 하늘을 나는 꿈은 이제 잘 나오지 않는다. 꿈에서라도 하늘을 날아서 참 좋았는데 말이다.
아쉬움을 삼키며 오늘도 잠을 청해본다. 오늘 밤은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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