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축 사무소 비교

팀구성과 사내문화

by Blue Cloud

이 글을 쓰기로 했던 계기는 내가 회사를 옮기고 이전회사, 혹은 새로운 회사 사람들을 만나면서 물어보는 질문들이 두 회사의 차이점들이었다. 정리하는 차원에서 하게 되었다. 어느 한쪽이 좋고 나쁘다고 말하기보다는 차이점을 말하려 한다.


팀구성

이전 회사는 스튜디오라는 개념이 각각의 유닛이 된다. 이전 회사 또한 스튜디오 개념은 시카고 오피스만 있다고 들었고 다른 도시 오피스는 다르다고 들었다. 내가 입사할 때에는 3개의 스튜디오가 있었으나 내가 들어가고 6개월이 지나지 않아 사장 한 명이 한 스튜디오 전체를 데리고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사건을 계기로 차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10개까지 늘었다가 최근에는 5-6개의 스튜디오가 있었던 것 같다. 각각의 스튜디오는 독립된 설계 사무실이라 생각하면 쉽다. 디자인 헤드 한 명과 테크니컬 헤드 한 명이 스튜디오를 리드하고 그 밑에 다양한 연차의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한다. 스튜디오 위에는 디자인 사장, 매니징팀이 전체적인 스케줄과 클라이언트 관리를 한다. 입사 시 처음 들어간 스튜디오에서 큰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대부분 한 스튜디오에 있게 된다. 나의 경우에도 18년 동안 처음 들아간 스튜디오에서 스튜디오 전체가 나가고 나포함 두 명만이 남아 6개월 때 한번 옮겼고 4-5년 뒤에 한국 프로젝트를 계기로 스튜디오를 옮기고 퇴사 시까지 10년 넘게 같은 스튜디오에 있었다. 스튜디오별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큰 구분이 없이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한번 했던 프로젝트와 비슷한 일이 들어오면 그쪽에서 하게 되면서 점점 특정되어지는 것 같다. 물론 일이 없을 경우에는 여러 프로젝트들을 하게 된다. 나의 경우 10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사장이 자신이 하던 동남아 프로젝트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로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하게 되면서 중국과 필리핀 프로젝트들이 지난 10년 동안의 메인 프로젝트가 되었다. 스튜디오 사람들과는 좀 더 친밀한 관계가 되고 그 속에서 헤드들을 통해 평가되어진다.


지금 회사는 스튜디오라는 개념이 각각 도시의 오피스를 이야기한다. 처음 들어와 스튜디오의 개념이 달라 좀 혼란스러웠다. 시카고 스튜디오, 애틀랜타 스튜디오 등등. 들어올 때 회사소개할 때 들어보니 총 32개의 스튜디오가 미국과 전 세계에 있다고 한다.


큰 차이점 중에 하나가 다른 도시의 오피스 간 팀원들의 교류였다. 이전회사는 시카고 오피스 내에서도 교류가 별로 없고 다른 도시 오피스와는 더더욱 교류가 없었다. 좀 연차가 되는 사람들끼리는 정보교류를 목적으로 연락을 하지만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대신에 시카고 오피스 밑에 중국 상하이 오피스가 연결되어 있고, 뉴욕 오피스 밑에 워싱턴 오피스가 연결되어 있어서 그들 사이에는 다른 오피스보다는 좀 더 많은 교류가 있었다. 시카고에서 성장해서 혁신적인 많은 스탠더드를 만들었지만 권력이 뉴욕으로 옮겨가면서 그리고 한동안 서로 경쟁관계가 되면서 과거에 이어졌던 시카고의 전통이 뉴욕으로 잘 넘어가지 않았고 더욱이 오피스 간 교류가 적어 각각 서로의 스탠더드를 가지고 사용하고 있다. 지금 회사는 규모를 키우는 방법으로 인수 합병을 많이 해서 오피스 간 교류가 활발하다. 합병을 하고 나면 두 회사의 표준을 맞춰야 하기에 그에 따른 매뉴얼이 이전 회사보다 잘 정리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각각의 회사 간 협업이 잘 이루어지는데 일을 같이 하다 보면 어디에 있는 친구인지 모르고 일을 할 때도 많다. 지금 하는 프로젝트에서 시카고에서 하는 프로젝트이지만 유럽 어느 도시에 있는 지사 사람들이 뮤지엄 안에 있는 기념품가게 다자인을 하고 있고, 애틀랜타 사람이 조경을 디자인하고, 노스캐롤라이나 사람이 전시시설 프로젝 전문가로 참여하고 있다. 아직도 정확한 시스템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지금 회사의 시카고 스튜디오에는 전담하는 프로젝트별로 병원, 학교, 컬처, 스포츠, 연구소, 인테리어등으로 그룹이 나누어져 있다. 어느 정도 연차가 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로 정하지만 각각의 분야별로 큰 장벽은 없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연차가 많지만 들어올 때 파사드 스페셜리스트로 들어와 분야에 구분되지 않고 일반적으로 하는 파사드가 아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하고 있는 뮤지엄 프로젝트들이 끝나면 새로 시작하는 대규모 병원 프로젝트로 가는 것으로 이야기되었다.

아직 내겐 이전 회사에 비해 좀 더 복잡하게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는 걸로 느껴진다. 회사 내 다양한 사람들이 프로젝트로 모였다 헤어지고 또한 여러 다른 도시의 스튜디오 사람들과의 협업이 일상화되어 있다.

쉽게 말해 이전회사에 비해 울타리가 낮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서로 장단점이 있는데, 건축설계의 특성상 프로젝트가 진행되다가 잠시 홀드 되었다가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에 울타리가 있으면 그 안에서 어떻게 해결하면서 가는 시스템이라 일하는 입장에서는 덜 부담스러운데 울타리가 없으면 잠시 프로젝트가 멈출 때 어떤 프로젝트를 해야 하나 난감한 경우가 있었다.


커뮤니케이션

이전회사는 외국인들이 많고 외국 클라이언트를 많이 상대하기에 항상 외부 회의가 끝나면 팀원이 다시 모여 미팅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지만 지금 회사는 대부분이 미국사람들이라서 그런지 회의 후 다시모여 회의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이 없다. 그래서 나로서는 언어가 장벽이 된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고 있다. 이전회사에서는 대화 내용을 100% 이해하지 못해도 나중에 정리하는 시간에 알게 되어 느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지금 회사에서는 항상 100% 이해 못 한 것을 알기에 나의 말이 이미 했던 말을 하년 경우도 있어서 대화에 소극적이게 되는 걸 느낀다. 또한 미국인들이 대부분이기에 그리고 여성비율이 많아서 스몰토크가 자리에서 수시로 이루어지는데 그런 이야기 속에 프로젝트이야기도 하고 있는데 그런 거에 익숙지 않은 내게는 더욱 장벽이 되는 것 같다.

왠지 이제야 진짜 미국회사에서 일한다는 생각이 들고있다.


사내 문화

이전회사의 경우 '타이트하다' 말할 수 있다. 무한경쟁을 통한 결과를 얻어낸다. 서로가 경쟁자해야 하는 위치기에 자신의 정보를 내놓는 게 별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 갓 회사에 들어온 사람들과 오래 있는 사람들이 스튜디오헤드나, 사장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내놓고 이야기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내는 경험을 하지만 그 안의 사람들에겐 매일매일 힘든 시간이 된다. 말로 때우는 사람, 그림으로 하는 사람, 랜더를 하는 사람, 모형을 만드는 사람, 각각 저마다의 툴을 가지고 회의 때 들고나가 싸우는 느낌. 모두들 스스로 자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 항상 긴장하며 지내게 된다. 디자인에 관련되어서는 특히 경쟁적이기 때문에 미국 친구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남는 사람은 극히 소수의 미국친구와 중국인 한국인들이 남는 것 같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내가 만들었던 성공적인 디자인들이 대부분 이런 절실함 속에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 예술가들이 극한상황 속에 자신을 몰아세우며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것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미국회사인데 회의를 하다 보면 미국인이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인터내셔널들이 메인이 된다. 물론 윗 레벨 사람들은 거의가 미국 인다. 미국인이 소수이기에 잘 버티는 미국친구를 더 키워주는 분이기도 있다.

프로젝트들이 외국에 있어 미팅 시간을 조율하다 보면 야근이 일상화되어 있고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설계를 끝내고 소수가 남아 프로젝트를 끝내는 과정의 반복이 된다. 반복되는 일들에 효율이 점점 높아지고 그 속에서 더 발전된 결과가 도출되기도 한다.

그리고 메니징을 하는 건축가(Project Architect)들이 독립되어 있어서 건축팀은 디자인과 테크니컬한 거에 집중해서 프로젝트를 진행시킨다. 18년 동안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알 기회가 없었고, 매주 하는 메니징 미팅에서 보여주는 그래프로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가고 있는 건지 초과한 건지를 가늠하며 인력관리를 하는 정도가 전부였다.


지금 회사의 경우 처음 들어와 느낀 점은 '느슨하다'였다. 사무실은 재택근무로 인해 항상 빈자리가 더 많아 보이고 몇 명이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지도 잘 파악이 되질 않았다. 앞에서 말했듯, 여러 지사의 사람들과 함께 하기에 화상이 일상화되었고 시스템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화상 할 때 이전회사는 모두 카메라를 끄고 하는데 지금 회사는 카메라를 켜고 얼굴을 보며 하는 것이 달랐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 들어와 제일 처음 생긴 문제는 구글과 MS 시스템의 차이였다. 이전회사는 Google기반의 G-Drive와 ZOOM이 기본었으나 지금 회사는 MS 기반의 One Drive, Team, Note을 쓰고 있다. 마치 처음 입사한 사람처럼 처음에는 힘들었다.

Zoom의 스케치 기능이 지금 Team 미팅하면서 제일 아쉽다. Zoom

지금 회사의 경우는 여성의 비율이 이전회사보다 높고 외국인의 비율이 거의 없다. 외국인들도 대부분 대학교 학부나 이전에 미국에 들어온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나처럼 대학원 때 미국에 와서 취업한 케이스는 거의 찾기 힘들다. 비슷한 건축가 인원인데 이전 회사에는 나와 비슷한 코스로 온 한국인들 일 항상 열명 이상 많을 때는 30명도 되었었는데 지금 회사에는 한국인이 나 혼자이다.

프로젝트가 90%가 미국 내 프로젝트라 야근이 없다. 반대로 일하는 사람들이 시카고보다 한 시간 빠른 동부시간에서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침 8시가 되면 이메일들이 날아오고 오후 4시 이후에는 거의 미팅을 잡지 않는다.

프로젝트 매니저들이 대부분 건축을 같이 하고 있다. 디자인, 테크니컬의 구분이 있긴 하지만 덜하고 디자인리더들은 강한 테크니컬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매달 전체 회의를 하는데 항상 대표가 회사 재정에 관한 걸 업데이트해 준다. 얼마의 프로젝트가 있고 얼마의 이윤이 남고 있는지를 그래프를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전회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연말에는 전체 결산을 하고 얼마나 이익이 남았는지를 알려준다. 이전회사에서는 Associate이상에게만 적지만 성과급이 분배되지만 지금 회사는 모든 사람에게 성과급이 지급되기에 모든 사람이 많은 관심을 갖고 듣는 걸 느꼈다.

그리고 지금 회사는 다양한 사내, 대외 모임들이 활성화되어 있다. 경영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클라이언트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중시한다고 하며 한번 했던 클라이언트가 다시 연락 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왠지 진짜 미국회사에서 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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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오브 블루스라고 시카고 유명한 라이브 공연장에서 시카고의 건축 관련 사람들(건축회사, 디벨로버, 시청관계자등)이 모여 밴드를 만들고 공연을 하고 후원을 받는다. 지금회사 메니징 프린시펄이 드럼을 치는 밴드라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여려 건축 회사가 왔지만 이전회사는 볼 수 없었다. 이날 하루 공연으로 30만 불(4억?) 정도의 금액을 후원 받았다고 한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IMG_9266.JPG 회사 90 주년 기념식에서 49년째 지금회사를 지키고 있는 디자이너 랄프존슨과 함께. 난 나이 든 사람이 좋다.
IMG_9261.JPG 기념식에 모여 전체 인원이 게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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