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서..
1. 버스를 추월하려면 뒤따라 가면 안 된다.
운전을 하면서 사거리를 신호등을 지나갈 땐 속도를 더 내지 않고 가던 속도대로 가려한다. 오히려 신호가 바뀌어 정지할 것을 대비한다. 사소한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항상 최악을 생각하며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인 것 같단 생각을 한다.
여러 개의 차선이 있는 길에서 앞에서 버스가 가고 있고 옆의 도로에도 차들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차선을 바꾸어야 할지 그냥 가야 할지 고민을 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차선 바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주 급한 일이 아닐 경우, 조금 빨리 가려고 긴장하며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며 가려 나의 신경을 낭비하는 것보다 차 선한 개를 정하고, 물론 가끔씩 앞에서 너무 천천히 달리는 차를 만날 경우에는 추월하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속도에 맞춰 가는 성향이 있다. 굳이 차선을 바꿔도 시간에는 별차이 없을 거란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이런 성향이 이직이 쉬운 미국회사에서 처음 취직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 이유일 것 같단 생각을 한다.
오늘..
막힌 도로에서 앞에 가는 버스를 따라가다가 문득 떠오를 생각..
버스를 추월하고 싶다면 그냥 지금 내차선에 가면 절대로 할 수 없다, 추월할 수 있을지 아니면 더 뒤처질지 모르지만 차선을 바꾸는 행동이 그 가능성을 만들어 준다. 지금의 내가 그러한 불확실성 속의 선택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미국에서 이렇게 오래 살고 있을 줄은 정말 내가 생각했던 미래 속에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차선을 바꾸기를 좋아하는 사람인가? 아닌가?
2. 기계의 실수가 인간의 실수보다 적다.
나는 새로운 것에 먼저 해보는 얼리어답터와는 거리가 있다. 굳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느 정도 대중화가 된 뒤에 따라가는 편이다.
운전하고 있는 차에도 여러 가지 새로운 기계장치가 있고 이번 차를 구입한 지 5년이 지나가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요즈음엔 자율주행이라는 것도 나오고 있지만 난 그러한 것에 일단 거부감이 생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서...
어느 날 새로운 것에 거부감이 없는 새로운 세대의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그 아이가 내게 했던 말..
기계의 실수가 인간의 실수보다 적기에 자기는 기계를 더 믿는다고. 논리적으로 사고 발생빈도를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기계와 인간을 비교하냐면서..
새로운 문명은 이렇게 만들어지는가 보다. 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옛 문명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도 굳이 나를 변명해 보면.. 먼저 가지는 않지만 항상 변화하는 세상에 따라가려 한다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것 같다.
3. 아침해가 뜨는 것과 저녁해가 지는 것, 그리고 보는 내가 있다는 것..
일출사진과 일몰사진을 구분할 수 있을까?
아침에 해 뜨는 모습을 보며 운전하다가 든 생각.. 방향을 생각하지 않고 단지 찍힌 사진만 본다면 구분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든 생각..
해가 뜨는 것을 생각하면 생기가 올라오고..
해가 지는 것을 생각하면 차분해지는 마음이 드는데..
결국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건.
보고 있는 내가 판단한다는 것.. 시간에 따른 움직임을 찾아보던지 방향을 찾아 내가 의미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해가 지는 동영상을 반대로 돌려 보면 나는 해가 뜨고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고 생기가 올라올 거라는..
세상은 보는 내가 의미를 만들 수 있는 것이고,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의미를 만들며 세상 속에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각각이 만든 의미의 교집합을 발견했을 때, 그것이 교감이고 행복해진다는 것을..
그런 사람을 찾아야 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