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보이니?

---반려견의 감정은 보호자의 거울인가?

by 유주연

내 마음이 보이니?

---반려견의 감정은 보호자의 거울인가?



반려견과 함께 살아온 시간 속에서, 저는 자주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합니다.

“이 아이가 불안해하는 건, 혹시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어서일까?”


보호자의 감정은 때때로 반려견의 감정선을 따라가듯 자연스레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반려견은 우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숨소리, 걸음걸이, 손끝의 긴장감 같은 작은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감지하는데요. 슬픔이 담긴 눈빛은 곧 그들의 걱정 어린 눈으로 되돌아오고, 짜증이 담긴 움직임은 낯선 두려움으로 변해 아이의 몸을 움츠리게 만듭니다.





어느 날, 한 보호자의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요즘 따라 우리 강아지가 자꾸 숨는 것 같아요. 전에 없던 행동인데, 제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요?”

“늘 같은 패턴과 일상인데 애가 긴장을 하는 것 같아요. 어디가 아픈건지 걱정이 될 정도에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보호자는 일상에서 심리적, 체력적으로 굉장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외부의 압박 속에서 스스로 억누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보호자는 차분한 어투로 목소리는 작고 단조로웠고, 감정은 단단히 눌러져 있었습니다. 수차례 대면하면서 느꼈던 차분함과 침착함은 피로감과 스트레스에 지쳤던 모습인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처음과 다르게 지치고 예민해지는 보호자를 느꼈던 것입니다.

강아지는 그 감정의 틈을 읽어내고, 말없이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보호자가 남자 친구와 이별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보호자는 저에게 “정말, 강아지가 그런 걸 느낀다는게 너무 신기해요. 말할 것 같다는 느낌이 뭔지 알겠어요. 조만간 말할 것 같아요.”

보호자는 남자 친구와 전화 통화로 한참을 싸우고 결국, 이별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때, 반려견 하늘이는 옆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하늘이는 보호자와 눈만 마주치면 공을 던져달라고 하고 보호자가 일을 할 때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놀자고 공을 물고 오고 칭얼거리곤 했었다고 해요. 그런데 그날, 남자 친구와 통화를 끊고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울고 있는데 하늘이가 다가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말없이 핥았고 옆에 앉아서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바라보고 있었다고 해요.

“저는 그때, 마음이 너무 이상했어요. 저한테 울지 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반려견 하늘이를 꼭 안아주며,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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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은 보호자의 거울이자 감정의 조율해 줍니다. 우리의 감정을 비추기도 하지만, 반응하기도 하며 우리가 어떤 감정인지 알아차리게 도와줍니다. 나의 슬픔과 아픔을 비춰주고 위로해 주기도 하지만, 불안함을 함께 느끼기도 하며 같이 아파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반려견이 불안해 보일 때, 지금 “나”의 감정과 컨디션이 어떤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눈빛으로 몸짓으로 “쉬어가도 괜찮아, 조금 느려져도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반려견과의 일상은 나의 감정을 비추는 투명한 창과 같습니다.

그 창에 비친 나를 보고 조금씩 나를 돌보고 위로하게 되는데요.

그 모든 과정을 함께 해주는 존재가 바로, 내 곁에 있는 이 작은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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