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처럼 부서진 나의 시간
매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조금씩 작아지고 있었던 건 아닐까
12시 “넌 안 돼”
4시 “넌 나약해”
9시 “루저야”
11시 “넌 패배자야”
시계판 위,
그 중심에서
나는 지속적으로
조금씩,
사라졌다
똑딱
똑딱
시계바늘 소리만이
내 의식을 점령했다
그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넌 게을러
돌이키긴 글렀어”
가장 깊숙한 말이
가장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나를 찔렀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래서 달렸다
어디로?
몰랐다
그냥 뛰었다
하지만 시계판은
너무 빠르게 돌고 있었다
결국
나는 돌아
그 검은 원 안으로
다시
내몰렸다
울어보았다
진심으로 울어보았다
하지만
똑딱
똑딱
그 소리는
너무 컸고
아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망신창이가 된 나
멈춰버린 심장소리
그리고
모든 것이
조용히
멈추어 버렸다
흐릿해진 눈빛 아래
주륵
눈물이
흘렀다
멈춰버린 시계바늘을
바라보며
한참을
원망하며
매말랐다
그리고 그 순간,
내 안의 시간이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