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닿기를 바라며
‘시름없이 피는 꽃이 또 이른 봄을
데려왔노라'
어느 시인의 말처럼.
해마다 봄은 내게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마음마저 미치게 했어.
차라리 봄, 너를
내게서 차단해 버리면 어떨까,
생각한 적도 있었어.
그런데 이번 봄은 달라.
아무 데서나 불쑥
꽃망울이 터지는 것처럼
무언가를 폭발시키고 싶은 감정이
너로 인해 일어나고 있어.
손끝에 봄바람이 닿고,
코끝에 봄 향기가 물들고,
두 눈에 봄 햇살이 흩어져.
이 시기의 하루를 사등분한다면
사분의 삼은
분명 봄이라 할 만해.
너는 어떤 봄일까.
너는 내게
내가 처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하는 소설,
그런 존재야.
고달프고 무거운 것들이
문득 하찮고 가벼워지는 느낌을
데려 오거든.
깨끗한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
빗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또 맑은 새벽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
세상이 빛나 보여.
부디 어여삐
그렇게 살자.
달빛이
너와 나를 관통하는
밤에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