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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진 Nov 05. 2019

적재적소, 더하기 적시

인생은 타이밍인가요?

우선, 아직 몇 분 안 되시는, 한 분 한 분 소중한 저의 구독자 분들께 죄송한 마음 전합니다. 지난 7월에 올린 글 이후에, 개인적인 일(이직과 적응, 중요한 프로젝트의 완결, 5개월 만에 세 차례의 역할 변경... 그에 따른 적응 기간)을 핑계로 이제야 찾아뵙습니다. 그 사이에 제 글을 기다리고 계시다는 독자님의 한 말씀도 들었습니다. 앞으로 조금 더 좋은 소재와 공감 가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Right People, Right Place, Right Timing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니어 시절에도 좋은 사람들에 대한 중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좋은 위치에 대한 생각은 그리 깊게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사회가, 조직이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하고, 경험이 쌓이면서 "Place"에 대한 개념이 생겼습니다. Place는 조직 그 자체가 될 수도 있고, 조직 내에서의 위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내가 열심히 하면, 내가 능력이 있으면, 내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좋은 의도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내가 속한 조직이나 위치가 받쳐주지 않으면 뜻을 이루는데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적재적소(適材適所)라는 이야기 들어 보셨지요?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준다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the right man in the right place"라고 하네요.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듯이 많은 기업에서 조직 구성원들을 적합하게 배치하고 적합한 업무를 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거창하게 기업까지는 차치하고 제 주변만 보더라도, 분명히 같은 사람이고 회사만 바뀌었을 뿐인데, 이루어 내는 성과나 일을 대하는 자세가 180도 달라진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제가 요즘 새삼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인생은 타이밍인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운 좋게도 Right People과 Right Place는 몇 차례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그 둘을 동시에 경험했던 행운도 누린 적이 있지요. 그런데 그 둘만으로는 큰 성공을 이루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이제야, 사회생활을 24년이나 하고서야 느끼는 요즘입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아무리 좋은 인재라도, 내가 아무리 좋은 위치에 처해 있더라도 시의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면 내가 쏟는 노력에 비해 그 결과가 실망스러울 때가 많음을 경험했습니다.


Right People은 상대적으로 쉬워요. 스스로가 좋은 역량과 인간성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고,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런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되고, 내 주변에도 좋은(또는 잘 맞는) 사람들이 생기거든요. 그런데 Place부터는 좀 얘기가 달라져요. 내가 가고 싶은 회사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가고 싶은 위치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Place는 누군가 나를 그곳까지 끌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온전히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에요.


그런데 Timing은 더 어려워요. 세상에 정확한 Timing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지금 이 순간, 이 Timing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때가 일생일대의 기회였구나 하고 깨닫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우리가 정말 Right Timing을 캐치할 수 있다면, 누구나 첫사랑과 결실을 이루고, 주식으로 돈 잃는 사람도 없고, 모든 사람이 후회 없는 인생을 살겠죠. 그런데 현실에서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행히도, 이 세 가지 조건을 딱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실천하고 효과를 얻고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첫째, 공부하는 겁니다. 공부해서 남 준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겁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스스로 학습하길 멈추는 순간 죽는다고 생각하세요. 학습을 멈춘 사람은 적어도 사회적으로는 죽은 거예요.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세요. 그래야 배울 마음도 생깁니다. 나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고, 모든 걸 다 안다고 하는 순간, 죽는 겁니다. 열린 마음으로 배우세요. 오늘 신입사원 면접 자리에서 제가 그 면접자분께 한 말입니다. 제가 속한 회사의 철학이기도 해요. "우리가 'Respect'할 수 있는 게 단 한 가지라도 있는 분이 우리 회사에 왔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가 아직 갖지 못한 그 어떤 한 가지라도 당신이 갖고 있는 게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존중할 수 있는 그 무엇 하나라도 가진 분이었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자가발전 가능한 사람이 우리 회사에 합류해 주길 원한다." 학습이야 말로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Right People이 되기 위한 확실한 방법입니다.


둘째, (스스로 Right People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전제하에)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세요. 세상에는 별별 사람이 다 있고, 사람 속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그래도 선한 의도와 건강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적어도 (진짜 인간성은 쓰레기일지 몰라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길 원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과 뭔가 도모하세요. 그럼 뭐라도 됩니다. "나비와 어울리다 보면 꽃 밭에 이르고, 파리와 어울리다 보면 똥밭에 이릅니다." 정 모르겠으면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과 어울리세요. 나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나를 정신적으로 피곤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내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셋째, 끊임없이 움직이세요.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세요. 적당한 Timing 따윈 세상에 없습니다. 지금이 가장 좋은 Right timing이에요. Right Timing = NOW인 것이죠.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Right Timing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은 존재하지 않아요. 어쩌다 얻어걸리는 거예요. 그걸 운이라고 하죠. 그런데 운은 절대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가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시도를 하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운에 점점 가까워집니다. 그런데 마구잡이로 닥치는 대로 해서는 곤란해요. 방향성은 있어야죠. 뚜렷하고 명확한 비전 말입니다. 적어도 부산에서 서울로 가겠다는 목표는 명확해야 해요. 그다음에 방법과 노선은 뭐가 문제가 되겠습니까? 멈추지만 않는다면 결국엔 서울에 도착할 테니까요.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이 조급해하다가 방향도 못 잡고 헛된 에너지를 쓰다가 자포자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최근에 어디선가 본 글 귀 중에 마음에 남은 글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피었다고 너만 꽃이라 하지 마라. 늦게 피었다고 꽃이 아니라 하지 마라. 피는 날이 다를 뿐 우린 모두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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