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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황하는 콧날 Oct 17. 2017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의 기록 #1

꿈같았던 시간들.


나를 네팔로 데려다 줄 에어아시아 비행기가 보인다. 새벽 비행기라  노숙을 했기에 많이 피곤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네팔에서 ebc(히말라야 베이스캠프 트레킹) 트레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진에 보이는 에어아시아 비행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약한 비행기 티켓이 취소가 안돼기 때문이다. AirAsia는 말레이시아를 메인 기지로 세계를 이어주는 저가 항공사이다. 슬로건은 airbus 날아다니는 버스인 듯. 그만큼 항공료가 저렴하지만 취소나 예약 변경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위탁수화물이 기본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들 기내에 가방을 주렁주렁 들고 탄다. 나도 기내에 배낭을 들고 탔는데. 쫄았다. 기내 허용 수화물 무게는 7kg인데 내 짐 무겁다고 할까 봐 ㅠㅠ 


사실 나는 아시아 여행을 하던 중 한국으로 중간 입국했다 다시 태국으로 나와 네팔에 갔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듣고 태국에서 돌아왔었다. 그렇게 외할아버지와 작별을 하고 한국에 머물렀다. 안 그래도 장기여행을 많이 걱정하셨던 부모님은 이제 그만 한국에 있으라고 말씀하셨지만... 네팔행 비행기가 취소가 안됀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이유로 다시 여행을 계속하였다. 

부모님의 걱정하는 마음은 알지만 내 여행은 계속됐어야 했다. 이대로 멈추기엔 무언가 빠져 있었다.


실제로 내가 산 에어아시아 티켓은 취소할 경우 발권 수수료 정도만 돌려주는 티켓이었다. 저가 항공이라 싸긴 하지만 불편한 점이 있다.  


<여행 TIP!!>

<<장기 여행을 계획을 꿈꾼다면 싼 저가 항공사들은 아주 매력 있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내가 본문에 언급했듯이 저가항공은 날짜 변경이나 취소나 환불이 어렵다. 그러므로 최종 항공권 결제를 하기 전 항공권 조건을 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저가 항공의 경우 기본 위탁 수화물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점에 유의해한다. 그리고 배낭여행족으로 최대한 예산을 아껴 여행하려면 배낭 무게를 7KG 맞추는 것이 좋다. 기내 반입 수화물 무게가 7KG이니까.

물론 조금 오버해도 상관은 없을 것 같은데 인터넷 후기를 찾아보니 엄격하게 무게를 체크하는 항공사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내 경우 무게를 확인한 적은 없었다.>>


그렇게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네팔로 가는 여정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네팔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8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배낭 여행객에게 경유시간이 긴 싼 항공권과 육로(버스) 이동은 필수 아이템이다. 여행기간이 긴 배낭여행족은 어떻게든 예산을 아껴야 한다. 나의 여행 예산은 그만둔 회사에 영혼을 판 대가, 야근을 밥먹듯이 한 대가로 여유가 있었지만ㅠㅠ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에레이 나쁜 회사   


예산을 제한했다. 배낭여행 스타일을 위해, 지금 생각해도 백번 잘 한 일이었다. 훨씬 느끼는 것이 많았다. 


내 젊음이 재산이었고, 튼실한 내 허벅지는 신용카드였으며, 무엇보다 젊은 만큼의 호기로움과 무식함에서 나오는 용기는 내 비상금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나처럼 여유는 좀 더 있지만 예산을 제한해 배낭여행 backpacker로 여행 다니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그래 배낭여행은 꼭 가볼만하다!! 인스타그램 업로드용 관광 말고 배낭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저녁 9시경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의 느낌은..... 음.... 이게 공항인가? 왜 이렇게 낡았지... 벌써 무언가 불안하다. 


내가 여행 다닌 공항중에 가장 초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도 네팔은 국민소득 750달러 정도에 아주 가난한 나라였다. 


<사진출처-뉴시스>


<사진출처-연합뉴스>

<<없는 사진은 출처를 표시하고 퍼오겠습니다>>


네팔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도착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나는 한 달 비자를 신청했고 비용은 한국돈으로 약 3만 원 정도였던 거 같다. 비자를 받고 출입국 심사를 받는데 네팔 출입국 직원분이 한국어로 환영한다는 말을 건넸다. 그 말을 들으니 불안감이 조금 가라앉는 듯했다. 네팔에는 산을 좋아하시는 한국분들이 정말 많이 방문하신다. 아마도 그래서 나도 한국말로 처음 만난 네팔인에게 나의 모국어로 인사를 받지 않을까.


출입국 수속을 마치니 어디로 가야 하는지가 문제였다. 숙소를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도착시간은 어두운 저녁 9시 30분경이었다. 절대 미리 숙소를 알아보기 귀찮아서 그랬던 게 아니다. 나는 늦은 시간에 도착한 낯선 나라에서 아무 숙소나 찾아서 가는 그런 스릴을 즐기는 여행자가 아니란 말이야!! 아무튼 그랬다. 여행을 시작 한지 일주일 후쯤부터인가 숙소를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 새로운 도시나 나라에 도착한 후부터 검색을 하거나 버스터미널, 버스가 내려주는 근처에 있는 숙소에서 잤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계획은 이동할 나라 정도만 생각해 놓고 크게 세우지 않았다. 


계획은 배신을 밥 먹듯이 했고, 알 수 없는 변수들은 항상 나를 압도했다.

어차피 흐르는 지류(支流)에 몸을 맡겨 이리저리 흘러가는 것,

 그것이 알 수 없는 인생이 아니겠는가.


 

이제 택시를 타고 타멜거리로 가야 한다. 타멜은 카트만두의 여행자 거리로 번화한 곳이다. 수많은 트레킹 용품점, 호텔, 호스텔, 음식점 등 있는 곳이다. 택시를 타려고 공항 밖을 보았다. 

MSG를 약간 치면 이런 풍경이었다. 


<출처 kbs>


승냥이 떼 같은 네팔 택시 기사들이 비행기 도착시간에 맞춰 공항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가난한 나라일수록 공항에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것 같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대부분 여권과 비행기 티켓이 있어야 공항에 들어올 수 있다.>


왠지 택시기사들이 웃는 얼굴로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서 와 네팔은 처음이지, 나의 지갑들아 나의 한 달치 수입이 되어주겠니'


그들은 그때 원래 책정된 금액 보다도 몇 배나 더 되는 택시비를 여행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었을까? 그래도 물가가 싼 네팔에서 택시비로 몇 배를 더 뜯어도 유럽이나 한국에서 온 여행객들에게 그렇게 큰돈은 아니었을 것이다. 

출처- 오마이뉴스 네팔의 택시


오히려 뉴스에서 나오는 한국 택시 사례가 더 질이 안 좋다. 우리나라는 물가가 싼 나라가 아니니까 ㅠ 그리고 다른 나라보다 유독 택시 바가지가 심하다. 


제발 대한민국 택시기사님들 외국인 손님들에 바가지 씌우지 마세요!!! 관광업 종사자 분들도 요!!


저도 당해보니 돈 보다, 제 믿음을 저버렸다는 생각에 그 나라에 다시 오고 싶어 지지 않아요!! 그 사람들 모두 여러분처럼 고된 사회생활에 지치다 큰 마음먹고 여행 오신 분 들입니다. 대부분은 초보 여행자 들일 거예요. 낯선 나라에서 토끼 눈을 뜨고 조그만 일에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사람들을 더 긴장시키지 마세요!! 


<음... 산으로 가다.. 다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오 비행으로 지쳤는데 저 기사들과 실랑이를 하며 택시비를 흥정하기 싫었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는데 prepaid taxi 창구에서 자기들 택시 타라고 나를 불렀다. prepaid택시는 목적지까지 일정 금액을 정해놓고 미리 돈을 내는 택시이다. 

 

근데 이 prepaid 택시 직원도 뭔가 기분 나쁘게 실실 쪼게는 게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았다. 이렇게 공항에서부터 정신없는 걸 보니 네팔 여행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 역시 배낭여행자에 천국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여행하기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나는 prepaid 택시를 타기로 결정을 했고 혼자 타기는 택시비도 비싸고 불안하기도 해서 같이 탈 사람을 찾았다. 조금 기다리니 캐나다 커플 두 명이 prepaid 택시를 타러 왔고 나는 말을 걸었다. 

" 혹시 타멜에 가나요"

"네"

"그럼 같이 타고 갈 수 있을까요? 당신은 택시비를 아낄 수 있어요"

"좋아요"

참고로 내 영어는 짧다. 다만 짧은 만큼 눈치는 계속 늘더라...



그렇게 직원을 따라 택시를 탔다. 운전기사, 택시회사 직원, 캐나다 커플, 나 이렇게 탔다. 캐나다 커플 또한 배낭여행객들이라 짐은 단출하였다. 택시는 작은 벤이었는데 짐칸에는 배낭 3개만 덩그러니 있었다.

근데 나는 숙소도 예약을 안 했네.... 캐나다 남자에게 또 물었다. 


네팔의 택시 내가 탄 택시는 왼쪽의 우리날 봉고 같은 택시였다.

숙소 예약했니? / 응 우린 했어// 거기 좋니??/// 어 트립어드바이저(유명한 여행 어플)가 좋데///그래 일단 너희 따라가서 방 있냐고 물어봐야겠다. 너희랑 같이 내릴게..////


다 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아주 매우 계획적인 사람이다. 여행 다닐 때만 그런 거다. 믿어주세요!! 


이야기 끝나니 택시 직원이 말을 걸었다. 

너 숙소 없어? 내가 괜찮은 숙소 많이 알아 내가 소개해줄게

/나 no

//저렴하고 괜찮은 곳이야

// 나 노우~~///진짜 좋아~~/// 나 노오오오옵 나 이 친구들 예약한 숙소 갈끄야~~


역시 이 샤기컷 같은 뺀질이 시키 내가 그래도 네팔 오기 전 내공 쌓았다고 쉽게 안 당한다고~~ 


디내가 사양하자 이제 캐나다 친구들에 직원이 말을 걸었다. 머 물어본 내용은 내일 어디 가냐 내가 가이드해줄 수 있다. 나 가이드 자격증 있다. 캐나다 친구들은 강력하게 거절은 못하고 계속 생각해 볼게 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이 샤기컷 같은 뺸질이는" 내일 아침에 너희 데리러 올게"를 시전 했다. 


 야이 샤기컷 같은 뺀질이야 생각해본다 잖아. 멀 데리러 와!! 그제야 캐나다 친구들도 적극적으로 거절의 표현을 했다. 그렇게 뺀질이에게 영업질을 당하며 호텔에 도착했다. 쩝 그리고 택시비도 그냥 밖에서 흥정해서 가는 게 훨씬 쌌다. 머 3명이서 탔기 때문에 조금밖에 더 안 비싸긴 했다.... 


<여행 TIP!!>

<<유명 관광지에서 현지인이 친절하게 접근하거나 가이드 같이 따라다니며 설명하는 경우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끝나고 난 뒤 대부분 돈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로마나 뉴욕에서 캐릭터나 로마군 복장을 한 사람이 같이 사진 찍자고 한 뒤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와 비슷한 이치입니다. 

물론 같이 여행 다닌 사람들 말을 빌려보면 그렇게라도 가이드를 해줘서 고마운 경우도 있었고 길을 찾아준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 큰돈을 요구하진 않습니다. 생각에 따라선 여행하고 있는 나라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러니 너무 경계하지도 너무 넋 놓고 있지도 말자고요. 돈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갑자기 당황하지도 않고 좋을 것 같네요. 아니면 미리 흥정을 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호텔은 BLISS 호텔이었는데 아주 괜찮은 호텔이었다. 가격도 저렴했다.  

https://www.google.co.kr/maps/place/Hotel+Bliss+International/@27.710934,85.313046, 3a, 75y, 90t/data=! 3m8! 1e2! 3m6! 1 sAF1 QipNiOvM6 iayuSuuf3 z_wmZ1 mTaHGk6 i1 MxD2 rtqY! 2 e10! 3 e12! 6 shttps:%2F% 2Flh5.googleusercontent.com%2Fp%2FAF1QipNiOvM6iayuSuuf3z_wmZ1mTaHGk6i1MxD2rtqY%3Dw91-h86-k -no! 7 i2430! 8 i2277! 4m5! 3m4! 1 s0x39 eb18 fe087 fa247:0 xcbc3 b379673 d48! 8m2! 3 d27.710934! 4 d85.313046

 

리셉션에 방이 있나고 물었고 다행히 방이 있었다. 방에 짐을 풀고 밖에 나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도착을 했음에도 네팔을 나에게 신비의 나라였다. 서양인들이 동양에 알 수 없는 신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듯이 네팔 또 한나에게 신비의 미지의 대상이었다. 


호텔 직원에게 지금 밖에 돌아다녀도 안전하냐고 물었다. 밤 10시경이었다. 직원은 문제없을 거라고 말했다. 드디어 처음 네팔을 경험했다.


나의 기대는 내 상상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의 번화가 뒷골목 같은 느낌도 들었다. 푸르스름한 네온사인이 빛났고 가게들은 즐비했다. 술집과 클럽이 넘쳐났다. 그 가게들에서 흘러나오는 꿍칫 꿍칫 빠른 비트는 실망한 나를 어서 와 카트만두는 처음이지 하고 반겨주는 듯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파랬고 조금은  차가운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한국 번화가 밤거리와 비슷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도 자리를 발견하지 못한듯한 허전한 얼굴을 한채 이리저리 흘러 다녔다.  다만 다른 점은 거리를 채운 사람들이 노란색, 빨간색, 검은색 다양한 머리 색과 얼굴색을 한 사람들이었다.


이 거리의 주인은 외국인 관광객들이었지 네팔인들이 아니었다. 그 점이 나를 더 파랗게 만들었다. 거의 모든 수입이 관광에서 나오는 네팔에서 당연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나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거리, 가난하지만 얼굴의 여유가 넘치는 네팔 사람들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돈과 자본은 그런 것들은 지켜주지 못하나 보다.


 그래서 아주 조금은 서글픈 밤이었다. 그렇게 네팔에서 첫 하루가 지나갔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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