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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랜턴 Jul 22. 2024

수학문제 풀고 싶은 날

똑 떨어진 답을 맞히는 쾌감

가끔 수학문제 풀고 싶은 날이 있다.

공식을 대입하고 몇 단계의 풀이과정을 거쳐 똑 떨어지는 정답을 내놨을 때의 쾌감이란!

인수분해, 방정식, 도형, 그래프.....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정해진 공식이 있으니 답이 나올 때까지 다시 풀면 되고, 문제가 어려우면 쾌감은 더욱 짜릿해진다.


쾌감을 느끼는 범위는 수학의 정석 기본편에 한한다. 실력편 혹은, 정석을 넘어 해법수학으로 넘어가면 쾌감은 스트레스로 변질되어 더 이상의 똑 떨어지는 매력을 느낄 수 없다. 나의 한계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열심히 뭘 하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할 때

지금 하고 있는 것이(그것이 무엇이든) 맞는 방법인지 모르겠는 그럴 때

뭔가 논리적인 사고로 따지고 싶을 때

약간 심오하면서 약간 간지러운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때

그냥 심심할 때

하루의 시간이 온통 나만의 것이 되어 엄청 행복할 때....

그럴 때 수학 문제가 풀고 싶어 진다.


그리하여 오늘 수학의 정석 1 기본편을 열어젖힌다.


챕터 1. 쉬운 기본 문제들이 술술 풀린다. 음, 워밍업으로 적당하다.

챕터 2. 약간 난도가 있지만 그런대로 풀어지니 낮은 쾌감이 올라온다.

다음 페이지, 고난도 응용문제는 좀.... 여러 개의 공식이 필요하다!



기본 수학이 이렇게 어려웠나?

본격적으로 자세와 마음을 바로 잡으면서,

어느새 먹어버린 나이와 늙어진 뇌를 탓한다.


론 하워드 감독, 러셀 크로우 주연의 2001년 영화 '뷰티플 마인드'에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천재 수학자 존 내시가 등장한다. 기숙사 유리창에 난해한 수학문제를 적어놓고 심오하게 집중하는 모습, 굉장히 멋져 보였다. 물론 잘생긴 배우였으니 그랬을 수도.


수학처럼 복잡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듯 영화는 치밀하게 전개된다. 정신분열증(Hallucination)을 앓고 있는 천재 수학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수학으로 시작해서 사랑과 감동으로 끝난 영화 한 편을 혼자 보고 나오며 아! 남편에게 더 잘해야지, 했으니 그야말로 대단한 각색도 한 몫하는 작품이다.  


영화 속 수학자는 말한다. 진정한 논리란 무엇이며, 삶에는 어떤 방정식을 대입해야 하는가?


살면서 만나는 인생문제는 공식도 없고 정답도 없으며 쉽지도 않다. 어렵다고 피해 갈 수도 없다. 풀어놓고도 다 풀었는지, 답을 내고도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가 없고, 정답지가 없으니 맞혀볼 수도 없다.

그의 말처럼 인간의 삶을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은 완벽한 수학적 이론이 아니라 다만, 따뜻한 사랑의 힘인 것이다.


그러니 똑 떨어지는 답의 쾌감을 얻을 양이면 무엇보다 수학문제가 으뜸이다. 내게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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