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에 놓인 누구라도 똑같이 떠났을 거야
사람은 삶을 살면서 수많은 것들을 떠나보내.
그건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어떤 물건이 될 수도 있으며,
가끔은 지나간 추억이기도 하지.
너는 나에게 세 가지 모두였구나.
너라는 사람과,
네가 선물해 준 어떤 물건들과,
너와 함께 쌓아온 시간과 추억들.
난 분명히 너를 많이 힘들게 했어.
한때는 내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네가 미웠어.
네가 조금만 더 날 신경 써줬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지만 과거의 선택을 후회할 필요는 없어.
그 자리에 놓인 누구라도 똑같이 떠났을 거야.
어쩌면 네가 원하는 답은 이렇게 내가 스스로 떠나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네.
시간은 많은 걸 바꿀 수 있어.
그리고 사람은 상실을 통해 소중함을 배울 수 있어.
내게서 멀어진 것을 다시 잡으려 해 봐야, 이미 가시가 돋쳐버린 그것에 상처를 입을 뿐이야.
널 잡으려고 애쓰다가 상처를 입고,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널 잡으려 했어.
널 위해서라면 상처 입는 것 정도는 괜찮았어.
하지만 아무리 나라도, 같은 상처를 수백 번 입는 건 견디기 힘들더라.
그 상처를 주는 게 너라는 걸 깨달은 순간, 버텨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
소중함을 안겨준 떠나간 존재에게 감사하자.
그리고, 두 번 다시는 그것을 찾지 말자.
너의 의미는, 그걸로 내게 끝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