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7 카톡이 또 말썽이었다. 9분간 네트워크 오류로 먹통이라는 설명.
지난 10월에 이어 또 한 번의 오류라 사용자들의 반발이 빗발쳤다.
왜 우리는 카톡에서 다른 메신저로 갈아타지 못할까?
짐작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메신저에는 친구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용자가 전환을 주저하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식성 부족, 높은 초기 비용, 사회적 압력이다.
이식성
인스타그램을 생각해 보자. 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들은 팔로워 목록을 옮기기가 어렵기 때문에 SNS 바꾸기를 주저한다. 마찬가지로 카톡 같은 메시징 앱을 매일 사용하는 사람들은 친구 대부분이 사용하는 메시징 앱에서 친구의 10%만이 사용하는 메시징 앱으로 옮겨가기를 망설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도구(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들이 매우 잘 결합되어 다른 소프트웨어로 갈아타기 어려운 것도 마찬가지이다.
초기 비용
사람들이 다른 제품으로 전환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새로운 제품을 이해하고 설치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 스트리밍 앱인 멜론을 이용하다 바이브로 갈아타려고 한다. 그간 익숙하게 눌렀던 버튼들이나 플레이리스트 만드는 법 등 다른 인터페이스를 손에 익혀야 한다. 여간 불편함이 아닐 수 없다.
실리콘밸리에서 신제품이 경쟁 제품보다 “10배는 더 좋은 제품이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툭하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만큼 더 좋은 제품이 아니라면 사용자들은 굳이 제품을 바꾸는 데 따르는 불편함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압력
강력한 브랜드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강력한 브랜드는 일종의 또래 압력을 만들어내거나 경쟁 브랜드에 나쁜 평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또래 압력에 대한 예로, 애플의 아이메시지를 들 수 있다. 아이 메시지에서는 같은 아이폰 사용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는 긍정적 인상을 주는 파란색 말풍선, 안드로이드는 부정적 인상을 주는 초록색 말풍선으로 보인다.
레거시 테크 기업들은 수십 년간 신생 경쟁업체들의 이미지를 깎아내림으로써 성공 가도를 걸어왔다. 인텔은 오랫동안 컴퓨터 칩의 표준으로 통했고, 고객들에 마음에 칩 제조 경쟁업체들에 대한 의심을 심어줬다. 경쟁업체들이 훨씬 더 나은 칩을 만든다 해도 인텔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사용자가 전환을 주저하는 이유들을 살펴보면 왜 1위 기업이 계속 1위를 할 수밖에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사용하고 제품에서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기는 큰 메리트가 없지 않은 이상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