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의한 친절한 기획자의 '기준'
기획자는 커뮤니케이션을 참 많이 하는 직무이다. 회사나 프로젝트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 심할 때는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루종일해서 집에 오면 진이 빠져 그 누구랑도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었던 적도 꽤 자주 있다.
그렇다. 기획자는 커뮤니케이션 없이 기획자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기획자에 의해서 업무가 진행되는 구조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기획자의 친절함이란 무엇일까?
필자가 정의한 기획자의 친절함은 "상대방의 말이 개떡 같아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며,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득/설명하고, 업무 내용을 정리해 일이 진행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 잘 듣고 잘 말하고 일이 진행되게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설명해보고자 한다.
1. 상대방의 말을 경청한다.
경청 속에 말의 본질이 숨어있고 본질을 알면 답이 나온다. 개발자가 일정 이슈 때문에 작업하기 어렵다는 건지, 해당 기능을 개발하려면 기존 로직을 모두 뜯어서 고쳐야 하는 건지, 개발 작업을 위한 자원이 부족한 건지, 단순히 야근하기 싫어서 어렵다고 하는 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면 답변에 대한 알맞은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2. 서비스 작업의 목적과 의도를 분명히 말한다.
모호하게 표현해서는 안된다. 기획자가 의도한 서비스가 나올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획자 : 그냥 사람들이 콘텐츠를 잘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을 구성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X)
기획자 :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읽게 만들려면 제목을 먼저 확인하고 클릭하니, 제목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디자인 부탁드립니다. (O)
3. 우선순위를 선별해 업무 요청을 한다.
고도화, 운영 등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순위가 필요한 이유다. 우선순위를 정의 내리지 않고 작업 요청을 하게 되면 개발자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개발자 : 00 업무 급해서 하는 중인데, 말씀 주신 것도 긴급하다고 하시면 저는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 거죠?
작업 요청 전, 기획자는 우선순위를 선정해 다음과 같이 말하면라고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저번에 말씀드린 00 업무는 잠시 두고 이 작업부터 부탁드릴게요. 이 작업이 당장 사용자에게 이슈가 있는 건이고 금방 처리하실 확률이 높은 건이어서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친절한 기획자란 나보다 같이 작업하는 남을 생각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하고 일이 바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결과적으로 불필요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방지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상대방의 시간을 아껴줌과 동시에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