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ddington canal을 따라 걷던 오후

잠시 마주했던 Little Venice

by Sue

런던은 템즈강을 따라 여러 canal들이 있는데, 내가 걸었던 곳은 패딩턴 (Paddington) 지역에 흐르던 canal이다. 서울에도 청계천이 있어서 도시 안에서 작은 쉼을 누릴 수 있는데, 런던은 이런 major canal들이 7개 정도 있어서 조금 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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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다르긴 하지만, 런던 대부분의 지역은 사람이 지은 건축물과 함께 나무와 꽃들이 잘 어우러져있다. 평범한 가로등에 달려있는 화분이 봄의 기운을 한층 더 느끼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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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wick Avenue 역을 나와 canal을 향해 걷다가 마주쳤던 파란 Warwick Bridge. 이 다리는 Little Venice에 있는 다리로, 패딩턴과 Little Venice를 연결해 준다. 다리 밑으로 흐르는 canal이 마치 이탈리아 베니스의 풍경과 닮았다고 하여 동네 이름이 Little Venice로 불리게 되었다. 잔잔히 흐르는 canal에는 오리들이 헤엄치고 있고, 그 옆으로는 작은 로컬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있다. 차분한 듯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동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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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턴역 근처에 새롭게 들어선 office area다. 예전엔 이런 건물들이 없었는데, 지금도 계속 건물을 짓고 있다. Office 건물 옆으로 흐르는 canal과 건물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초록의 공용 공간들이 이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쉼을 제공하고 있었다. 자칫 삭막해 보일 수 있는 풍경이 활기차졌다.

런던은 서울보다 2.5배 정도 땅의 규모가 크지만, 인구는 서울보다 100만 가량 적다. Green Space의 규모를 따져보아도, 런던은 전체 규모의 약 40%가 공원과 같은 녹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서울은 약 30% 정도가 녹지이다. 특히 런던은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공원 중 하나인 Hyde Park가 센트럴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서 언제든지 자연을 가까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서울에도 적지 않은 Green space가 있기 때문에 돌아가서 나만의 도시공원 찾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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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시내로 발걸음을 돌려 Soho에 갔다. K-culture가 유행이라고 해서 실제로 어떤지 궁금했는데, 소호 곳곳에 자리한 한국 화장품 가게와 한국 음식점들이 한국 문화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트렌디한 옷 가게 윈도우에 걸려있는 한글 가득한 티셔츠라니! 현태준의 시낭송회 티셔츠는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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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파 들어간 SushiDog. 체인점인데, 스시를 핫도그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이름이 스시도그인가보다. 연어와 아보카도가 들어간 스시를 주문했는데, 김밥처럼 김과 밥을 깐 후에 오이와 연어, 아보카도를 넣고 소스를 뿌린 후 말아주었다. 이것은 김밥인가, 핫도그인가, 스시인가?!

우리나라 김밥처럼 썰어주지 않고 통으로 들고 먹어야 하는데, 외국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먹는 것이 더 익숙한가 보다. 아무튼 이런 스시김밥(?)이 £9 정도로 약 16,000원쯤 했다. 맛은 있었지만, 가격을 생각하니 한국 김밥이 너무 그리워졌다. 모양은 김밥이지만 내용물이 달라서 그런지 나는 맛도 한국 김밥이 더 나은 것 같았다. 그래도 한국 음식이 새롭게 탄생되어 영국에서 팔리고 있는 것을 보니 문화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금세 그치는 비인지 아닌지 몰라서 일단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버스의 2층 데크에 앉아서 창 밖을 보고 있자니 이 또한 런던 여행의 묘미라고 느껴졌다. 비가 꽤 내리는데도 우산을 쓰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런던도 그렇고 다른 유럽 도시의 사람들을 보면 웬만한 비는 그냥 맞고 다닌다.

귀찮은 건지, 그러려니 하는 건지..

아무래도 세차게 내리는 비보다는 보슬보슬 내리는 이슬비가 많아서 그런가 싶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도 모르고...

우산을 챙겨 왔지만 자주 쓰지 않게 된다. 어느샌가 나에게도 이들의 생활습관이 하나둘씩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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