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흉터가 아니라 별자리를 남긴다(순례길)

내 안의 길을 걷다

by 시안블루



그대,
오늘은 어땠나요?

어제는,
외로웠지만

오늘은,
고독이 길벗이 되어
내 곁을 지켜주었소



바람마저 잔잔한 하늘 아래

고요히 쉬고 있는 나무 하나,


계절이 옷을 바꾸면서

뜨겁게 타오르던 들판은 사라지고


유유히 떠다니는 티끌하나 보일 만큼

밝은 햇살,


그 자리 바람조차 조용히 머무는,


소리 없이 번져가는 밀빛이

잔잔히 떨리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밀밭을 걷고 있는

'나'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람과 바람사이의 여백에서,


고요함이 세상의 소음을 잠재우고

내면의 순수를 되찾게 했다.


침묵 속에서,


오로지 지금, 여기서

내가 걷고 있다는 것만

느낄 뿐이었다.


그 고요한 빛의 평야를

천천히 가로지르며,


한 발 한 발 느린 걸음으로,

온통 내 감각에 집중하며 걸었다.


나는 어느새 마음의 소음도

함께 내려놓고 있었다.


"하늘을 보라. 나무를 보라.


자연 속에서,

그것들은 말없이 고요하다."


고요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할 뿐이다.


바람 소리, 흙냄새, 묵묵한 발걸음…


아름답고 따사로운 풍경 속에서,


나무, 풀, 이슬이 뿜어내는

향기를 맡으며,


나와의 은밀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길 위의 시간이 멈춰진 듯,

하늘, 땅, 그리고 내가 하나가 된 것 같았다.


마법에 걸린 듯한 신비감, 그리고 초월적 감각을

나는 느꼈다.


마음 밑바닥 어딘가에 흐르고 있는 평온함,


내 이름과 모습 뒤에 감춰진,

본래의 나를 만나는 것 같았다.


경쟁이나 욕망을 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길 때,

느낄 수 있는 충만감이었다.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필요가 있었다.


진정한 깨달음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자마자 나올 수 있고,


언제까지나,

깊이 내면에 감춰질 수도 있다.


무엇을 가지느냐보다

어떤 눈으로 세계를 마주하느냐가

행복의 얼굴을 바꾸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느끼는 것이다.

'지금 여기'

오직 '지금의 나'만이

길 위에 있었다.





"오늘밤,

당신의 마음에

별 하나,

놓고 갑니다."


[시안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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