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는 입장에서 아이를 평가하는 일은 가장 쉽고, 가장 자연스럽다.
아이의 말투, 성적, 태도, 선택들.
부모는 늘 가까이에서 그것들을 보고 있으니 판단 역시 빠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만큼, 그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우리는 언제나 함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성장하며 수없이 많은 것을 배우고 흡수하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평가는 하나의 의견이 아니라, 한 인격을 정의해버리는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50이라는 나이를 바라보며 돌아보니, 나부터 시작해 어릴 때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 자란 사람은 거의 없다.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흔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택 속에서 각자의 삶을 만들어간 이들도 많다.
보고, 듣고, 경험하며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많이 변한다.
아이 역시 예외가 아니다.
몽테뉴는 “교육은 그릇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붙이는 일이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을 곱씹어보면, 부모의 역할은 이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 안에 이미 있는 불이 스스로 타오를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는 일에 더 가깝다.
그렇기에 부모는 아이를 평가하는 자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자기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고, 필요할 때 방향을 비춰주고, 무너지지 않도록 격려해주는 존재여야 한다.
아이의 삶은 부모의 기준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자신의 시간과 선택 속에서 천천히 만들어진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본다.
아이를 판단하는 말 한마디보다, 아이를 믿어주는 태도 하나가 훨씬 오래, 그리고 깊게 남는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