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작가 글 모방하기
하루키의 에세이를 하나 골라서 통으로 필사를 해보는 겁니다. 제가 자주 쓰는 방법이기도 한데요. 질투가 날 만큼 마음에 쏙 드는 글이 있다면 그대로 옮겨 적는 거예요. 한 번만 해서는 천재가 아닌 이상 내 것으로 소화하기 힘들겠죠. 필요하다면 한 권을 통으로 다 필사해 봐도 좋습니다. 정말 하루키 같은 에세이를 쓰고 싶다면요. 그러나 보통은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그중 마음에 드는 에세이를 열 편 정도만 필사해 봐도 일정한 패턴이란 게 보일 거예요.
-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이유미
한때 나는 강준만 교수를 모델로 삼았다. 그의 칼럼을 서른 편 출력해 세 번씩 읽었다. 처음에는 요약하며 읽었고, 그다음에는 비판하며 읽었다. 마지막으로 구성을 따라서 써봤다. 그의 칼럼이 일화로 시작하면 나도 서두에 일화를 놓았다. 고사성어를 인용하면 나도 주제에 맞는 고사성어를 찾아 소개했다. 이렇게 따라 쓰다 보니 그의 글 전개 방법과 글쓰기 기법을 알게 되었다.
-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모방할 대상을 찾는 일이다. 모방할 대상이 칼럼니스트이면 그의 칼럼을 반복해 읽고, 소설가면 그의 소설을 모두 읽고, 시인이면 그의 시를 암송해 보라. 수필을 필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김훈작가의 형식을 본받기 위해 일정 기간 그의 소설만 읽는 식이다. 작가 중에는 문체가 좋은 사람과 내용이 좋은 사람이 있는데, 그중 전자의 책을 읽어야 한다.
-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
왜 글을 못 쓰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잘 쓰기는 어렵지만, 누구나 쓸 수는 있지 않은가. 글이란 걸 최초로 써야 하거나, 문자를 창제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이미 누군가 써놓은 글이 있다. 남과 다르게 쓰기는 어려워도 남처럼 쓰는 건 힘든 일이 아니다. 그것이 배우기나 본받기 건, 또는 흉내내기나 베끼기건 거리끼지 말고 모방하자. 글을 못 쓰고 있다면 남이 써놓은 걸 덜 봤거나, 남처럼 쓰려는 노력을 덜 했거나,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모방의 힘을 믿는다. 재능이나 소질이 없어도, 독서를 많이 하지 않아도 남의 글에 기대서 얼마든지 잘 쓸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내가 산증인이고, 또 증거다.
-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