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한 글감을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글쓰기가 어려운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쓸 말이 없어서다. 글을 쓰려면 자기 생각이 있어야 한다. 글을 써야 할 때 생각하면 이미 늦었고, 평소 해놓은 생각을 글 쓸 때 써먹어야 한다. 시험은 평소에 해둔 공부를 써먹는 것이다. 시험 볼 때는 문제를 풀어야지 그때 공부하려고 해서 되겠는가.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없는 것을 만들어 쓸 수는 없다. 있는 것을 불러내 문자로 적는 게 글쓰기다. 잘 쓰려면 쓸 말을 평소에 만들어두어야 한다.
평소에 쓸거리를 만들어두는 방법이 메모다. 하나하나가 글의 조각이 되니 메모를 일상화해야 한다. 글쓰기는 아이들 블록 놀이와 같다. 다양한 모양의 블록 조각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블록 조각만 많으면 집도 짓고 자동차도 만든다. 글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만들어둔 블록을 써먹는 게 글쓰기다.
-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
마루야마 겐지의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에서 작가의 메모에 대한 인상 깊은 구절을 읽었는데요. 그는 노트를 여러 권 준비하라고 말하면서 외출용 노트, 침대용 노트, 거실용 노트, 화장실용 노트, 직장용 노트 등 용도별로 나눠서 마련하라고 했습니다. 즉 곳곳에 노트와 메모지를 갖다 놓으라는 거죠. 이거야말로 메모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아닌가 싶습니다.
-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이유미
사람들이 글쓰기 요령을 자주 묻는데, 나는 일단 쓰고, 끝까지 쓰고, 자주 쓰고, 계속해서 쓰라고 말한다.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것이 바로 메모다.
-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
써야 합니다. 메모 행위를 귀찮아하는 순간 글은 빈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순간적인 감정, 생각, 분위기 등을 메모하는 것만큼 새롭게 알게 된 개념어, 몰랐던 단어, 흥미로운 상식, 독특한 정보 또한 꼭 필기해 두세요.
-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이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