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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랑 Oct 01. 2017

일상 속 편지 -4

내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알려준 사람.

미안합니다. 

저 단어가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한 말인 것 같아서 더 미안하네요. 


사실 알고 지낸 시간은 그렇게 긴 편은 아닌데 

상당히 빠르게 시간이 지나갔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만큼 편해서인지, 이미 서로 대충 큰 사건들은 알고 있어서인지 

내가 많은 것들을 물어보고 나 역시 많은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당신을 좋아했어요. 진심으로. 

아 물론 그 마음은 꽤 짧은 시간 안에 바뀌었지만 

당신과 친해지려고 무던히 노력을 한건 사실이에요. 

나는 원래 내가 관심 있어하는 모든 것에 상당히 다른 기준을 내주니까요. 


이미 당신 앞에서 몇 번 운 적이 있어서 그런가

이제는 아픈 거나 울었다는 사실을 그렇게 많이 숨기지는 않게 되네요.

사실 당신이 그렇게 걱정을 안 할 걸 알아서 더 말하는 걸 수도요.

그래도 미안해요. 

상당히 부담감을 주는 것 같아서. 

언제든 내 그런 모습이 싫다면 알려줘요. 

충분히 절제할 수 있으니. 


당신은 내게 다른 의미로 엄청나게 어려운 사람이었어요.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었고, 다독여주었고 들어주었으니까.

사실은 당신이 차라리 나를 원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었죠. 


내가 뭔데 그러냐고. 내가 무슨 자격이 있냐고. 

차라리 질타와 원망 그리고 비난을 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지금도 가끔은 당신이 나를 가장 신랄하게 비난할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는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래서 더 자랑하듯이, 놀리듯이 이야기하는 걸 수도


당신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꾸를 해줄 것 같거든요. 

참 많이 닮았네요 그런 의미로는. 


수고했어요. 참 잘 살아왔어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아요. 

잘할 거고 잘하고 있으니까. 

당신도 좋은 사람이에요. 


제발 몸 좀 챙겨요. 

하늘을 가끔 바라봐요. 별도. 

그리고 필요하다면 내게 기대요. 

당신은 그만큼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 사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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