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너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참으로도 길고 긴 세월이었다.
미안하다와 사랑한다. 그리고 그저 쓰잘 떼기 없는 말로 덕지덕지 점철되었던
네 그림에서 드디어 나는 고개를 돌렸다.
쿵. 하고 가슴이 무너져 내릴 줄 알았다.
다시는 고개를 치켜드지 못할 아픔이
그 쓰라림이 눈물과 함께 목을 타고 내려와
엉엉 소리 내 울 줄 알았다.
네 쓴웃음이 무수히 반복되며 나를 뒤덮을 줄 알았다.
그 무엇도 아니었다.
그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가만히.
그냥 오랫동안 가만히 서있었다.
그게 나의 첫 거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