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조용히 찾아온 당신에게
"한번 만나면 우연, 두 번 만나면 인연, 세 번 만나면 운명"
지하철을 타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원래 내렸어야 할 역을 한참 지나쳐버렸다.
평소 같았으면 바로 내려서 어떻게든 다시 돌아가려고 했을 테지만
오늘따라 그냥 텅 빈 지하철에 앉아서 경치를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방랑자 같은 존재였다.
원래 이리저리 떠돌기를 좋아했고,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랬던 내가, 너를 만나고 달라졌다.
너는 나의 삶을 어느 순간부터인가 규칙적으로 만들었다.
적어도 시간이 나는 순간에는 항상 너를 보러 가려고 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 세상의 시간은 너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너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너의 취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네가 잘 지내는지, 힘들지는 않은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우연이었다 분명, 내가 너를 좋아하게 된 것은.
인연이었다 분명, 멀어진 너와 다시 가까워지게 된 것은.
그러나, 결국 다시 자연스럽게 우린 평범한 친구처럼 멀어지겠지.
그래도, 너라는 인연을 내 삶에서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오늘따라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추억들이 떠올랐다.
네가 보고 싶다. 많이.
시간은 매번 날 그 날로 데려가 그곳엔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우리가 있는데
습관처럼 너의 그 이름
부르게 될까 봐 조심스럽고
습관처럼 너의 그 모습
찾으려고 할까 봐 눈을 감는다
이것도 언젠가 모두 익숙해질까 그렇게 될까
지금 이러는 것도 모두 지나고 나면 추억인 걸까
아무렇지 않게 다 지난 일인 듯
그러는 게 그게 난 싫다
한낱 추억으로만 남아 기억의 언저리쯤에 머물다
조금씩 더 멀어져 기어코
사라져 버리는 게 이제 난 싫다 - NELL, 습관적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