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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랑 Sep 11. 2017

나는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했다.

모든 게 예쁜 날이었다. 

붉은빛 노을과 함께 어우러지는 푸르른 바다 

약간은 어두운 남색부터 연분홍빛이 천천히 뒤섞이며 만들어낸 하늘 

암흑 같은 밤하늘 위에 수 놓인 별 


나는 예전부터 빛과 색이 어우러진 모든 것들에 강한 관심을 보였었다. 

예전에 교내 사진 동아리에서 1차 과제로 서로 다른 주제의 3장의 사진을 보내라고 했을 때 

아침, 저녁, 그리고 밤하늘 사진을 보내고 탈락해버린 나의 핸드폰에는 여전히 

불빛과 하늘이 가득히 담겨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했던 하늘의 색은 분홍에서 시작해 보라색으로 끝나던, 

너와 함께 본 그 하늘이었다. 

그다음으로 좋아한 하늘은 너를 안으면서 본 밤하늘에서 눈부시게 반짝이던 별이었다. 

물론 너는 내가 왜 그렇게 하늘과 불빛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나도 정확하게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마 내가 너에게 다시 반한 그날, 그때의 하늘이 너무 눈부셔서였음을 억지로 외면하고 있었음을 

사실 스스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너는 마치 여러 가지 색을 담아낸 한 폭의 그림이자 하늘과도 같았다. 


방 안의 커다란 창문에서 바라본 하늘은 내가 항상 그토록 좋아하던 별들로 수 놓여있었고 

적당한 바람과 고요함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다시 나로 하여금 과거의 흔적들로 

한발 한발 내딛게 해주었다.  


너와 통화를 한 며칠 전의 밤은 다시 너를 보며 행여나 가슴이 두근거릴까 억지로 잠을 청하고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내리다 올라온 네가 태그 되어있던 "당신과의 추억"을 지우고 

바쁘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음을 알까. 


너는 그렇게 새벽의 아름다움에 집착하던 나에게 

푸른 하늘과 구름들의 아름다움과 

붉은색들의 향연으로 이루어진 드넓은 하늘의 아름다움을 알게 해 준 사람이었다. 


항상 어여쁜 나의 사랑이여. 

나에게 모든 것이 아름다운 순간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사람이여. 


당신이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든지 항상 당신의 하늘은 아름답게 반짝거릴 테니 

그 웃음과 눈빛을 잃지 말기를. 


당신 앞에 어여쁜 하늘의 길만이 펼쳐지기를.


아련한 달빛의 노래 서글퍼 울고 있는 내게
작지만 큰 위로가 돼 그날의 우리를 기억해
공기가 부드럽고 향기가 가득했던
심장속까지 헐벗은 나의 추위를 녹여주던
Oh i fell in love  fell in love with the silence
the silence of the night  -NELL Moonlight Punch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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