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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연못 Mar 26. 2024

값이 없는 시

당신을 사랑해서 나는 오늘도 죽음을 견뎌냅니다.

나는 오늘도 결국 죽지 않았습니다.

나의 희망과 행복과 안식은

죽은 곤충의 얇은 날개처럼

건조하게 부스러지며

화려한 색깔의 파편을 뿌립니다.

마치 빛을 받은 유리처럼요.


제 문장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문장 속의 제 삶도 아름답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제 이야기가 추하거나 역겹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혹은 전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글은 제 자신입니다.

이게 부정할 수 없는 거울 바깥의 나입니다.

저는 거울 속에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펜을 잡고 종이에 제 삶을 적습니다.


오늘도 존재하기 위하여 글을 씁니다.

오늘도 존재하기 위하여 창문을 열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어둠 속의 별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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