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우물
내 마음에는 오래된 우물이 있다.
우물 속을 들여다보가 위해 몸을 잔뜩 굽혀도 물 한 방울도 없이 건조하고 딱딱하게 갈라진 바닥만이 있다. 그러나 그는 내 우물에 맑고 시원하고 깨끗한 물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내게 물을 달러며 두레박을 던진다. 나는 마른 우물의 바닥에서 그가 던진 두레박을 받는다. 그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구타와 불안을 피하기 위해 두레박에 내 눈물을 물 대신 담아준다. 눈물이 가득하다. 증오, 원망, 두려움의 눈물이 가득하다. 흘러넘치고 무거울 만큼. 그는 그 안에 담긴 것이 내 눈물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채 시원하게 목을 축인다.
그리고 말한다.
*이제 좀 살겠네*
그는 평생 내 눈물을 먹고 자랐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