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20
젖은 날개로 날아가는 그를 보았다
위태로운 그의 무거운 날갯짓
그는 곧 추락하고 말았다.
연보랏빛 꽃잎이 비바람에 떨어지는 것처럼
그는 이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엇을 보기 위해 껍질 속에서 나왔는지
어디로 가기 위해 비행을 시작했는지
그는 자신의 날개 위를 굴러다니는 빗방울조차 무거웠다.
그는 자신의 영혼을 지니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는 자신의 날개와 다리를 찢어냈다.
그는 자신이 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초라하고 메마른 그는 비참하게 기어가며 눈물을 흘렸다.
그의 귓가에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울렸고
그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