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2021
벽에 붙어 나를 마주하는 저것은 낯선 이의 초상화인가 아니면 낡아서 제 구실을 못하는 창문인가.
초상화 속의 낯선 그는 쇠 냄새를 풍기며 덜컹거리는 창의 유리이다.
낯선 이의 초상화가 떨어지고 유리가 깨어져 아무도 없다.
나를 마주하는 건 딱딱하고 거친 시멘트이다.
벽은 일어나 나의 외투를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간다.
불을 끄니 헤어져 떨어져 가는 나에게서 녹슨 쇠 냄새가 난다.
불안은 내 영혼을 이불처럼 덮고 잠을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