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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연못 Feb 18. 2022

수조

2018

군중과 소리들은 빛과 어둠처럼 그들의 모습을 빠르게 바꾸고 감추어갔다. 그러나 나는 무엇도 바꾸지 않고 잠들고 싶다. 나는 작은 수조에 갇힌 무기력한 짐승이다. 변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오랫동안 훈련받아온 행동을 반복하며 그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끼가 잔뜩 낀 더럽고 작은 수조에 담긴 물이 모두 증발하면 내 육체는 흉하게 녹아내리겠지. 수조의 물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나는 수조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뜨거운 햇빛과 끈적끈적한 바람을 지나쳐 깊은 잠을 자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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